나무

2012. 5. 7. 09:34나를 위한 위로







나무.


미국 서부, 그랜드캐년을 둘러보던 날이었다. 

반대편 장엄함을 감출 수 없던 그랜드캐년에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수 많은 사람들이 그 주인공에 경탄을 금하지 못하고 있던 시간이었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왔고 맑던 하늘은 구름으로 뒤덮혀 왔다.

하늘은 언제나 그대로인데 자연의 힘이 모든 것을 바꾸고 있었다. 

어떤 때는 푸른 빛, 어떤 때는 오렌지 빛깔, 또 어떤 날은 잿빛 하늘.

즉 모든 것은 하나인데 보는 관점에 따라 너무 많은 것들이 달리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봄이 막 시작될 무렵 음산한 하늘의 잿빛구름 사이로 잎이 나오지 않은 나무에게 더욱 분위기를 쓸쓸하게 만들어주었다.

어디에서부터 오는 생명의 시작이었을까? 

어딘가에부터 시작된 생명의 씨앗은 그곳에 자리를 잡았을 것이다. 그리고 조심스레 키웠겠지. 

결국 우리가 보는 이 나무들도 우리가 알수 없는 곳에서 흘러들어 자리를 잡았고 

또 보이지 않는 땅밑에서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위해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오월의 녹음이 짙은 날들도 좋아하지만 겨우내 앙상한 가지만 남겨져 관심을 받지 못했던 나무에게 존경을 표하고 싶었다.


우리의 행복도 노력이라는 댓가를 지불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주워지는 것이 없다.

행복이라는 목적지를 위해 선택해야 했고, 자리 잡아야 했고, 스스로의 마음속의 그 씨앗을 키워 목적지로 향하는 여정.

그래서 행복이 버스 기다리듯 기다리면 찾아올 거라는 착각은 버려야 했다. 

우리는 버스를 타기위해 버스 시간을 우리는 예상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던 것이다.

그 예상과 기다림의 일치 그것 또한 선택과 노력의 결과였다.

버스 정류장이 아닌 곳에서 만날을 기다려본들 버스가 자신 앞에 설 것이라는 기대는 우리는 하지 않는다.

아무 노력을 하지 않고 그저 기다리는 자에게 주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뜻이었다.


행복해지기 위해, 사랑 받기 위해,

나무가 생명의 씨앗을 키울 터를 닦고 또 그 땅밑에서 그렇게 오랜시간 노력을 했듯 

오늘 나의 행복을 위해서도 발버둥쳐야 하는 것이다.



황량했던 저 땅위의 나무들이 푸른 빛깔의 잎사귀들과 함께 또 사랑받기를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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