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포토에세이(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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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그리고 끝 [미국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 지금 출발 합니다. @2012 미국 앤텔로프 캐년 길 위에 답이 있다고 했던가? 결국 살아가는 인생, 그 안에 답이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길고 길었던 곳을 출발하며 설레이던 감정은 외로움과 두려움으로 번져나갔었다. 내가 지나가던 그 길위에서 버려야 했던 것들 그리고 얻을 수 있었던 것들로 나뉘졌으며 또 그 길을 지나는 내 존재에 의미가 크다는 작은 깨달음.어디로 가야할지 내가 어떤 길로 가야할지 답답할 때, 도우미 역할을 했던 작은 이정표들에게 고마움을.또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끝없이 펼쳐진 길이 너무 외롭고 지칠 땐 쉬어 갈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오롯할 수 없었던 시간들에게도 지나왔기에 감사함을 느끼며, 또 그 끝이 어디인지 모를 그 길을 따라 존재했고, 지나칠 것이다. 먼 훗날 그 끝을 만..
2012.09.26 -
해변의 여인
인도에서 자유로운 연애를 하는 커플을 보기란 힘든 일이죠. 사회가 시대가 아직은 모든 것을 포용하지 않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소수의 일부가 행하는 일이 모두에게 적용되지 않은 듯인도 대도시에 만연했던 인도커플을 보고 모든 인도인도 그럴 수 있다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가 펼쳐진다는 것이죠.10억이 넘는 인도인에게 대다수에게 여행이란 쉽지 않은 여가 생활입니다. 인도 뿌리를 갔었던 때였습니다. 드넓은 아라비아 해 앞에 펼쳐진 백사장. 황금빛 해변. 제가 이곳 불가촉천민 어부들의 삶을 엿보고 싶어 무작정 뿌리라는 곳으로 갔었어요.하지만, 이들의 생활 패턴을 읽지 못했던 탓에 하염없이 기다리는 시간이 촬영하는 시간보다 더 길었던 것이죠.일몰을 기다린 것입니다. 일몰이 지나면 어부들이 밤 조업 나갈 준비를 하..
2012.06.14 -
부처님 오신날
⬆ 인도네시아 보로부두르 사원의 부처상 - 부처님이 보시는 세상은 어떤 세상입니까? 인도와 네팔의 경계 즈음 왕국의 왕자로 태어나서 모든 것을 벗어던지고 구도의 길을 걸으셨던 고타마 싯다르타가 세상에 태어나신 날을 기념하는 날입니다.요즘 불교계가 스님들의 탈선행위로 시끄럽고, 국내외 정치, 경제적으로 어지러움이 많은 시기인 것 같습니다.우리가 살아가는 삶속에도 인내심도 필요하고 자비심도 필요한데 과연 그 범위가 어디까지일까라고 고민하고, 그것들로 인해 또 상처받고 분노하기도 하며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합니다.부처님의 인내심과 자비심은 과연 어디까지였을까?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저는 아직 많이 부족하니 더 많은 인내심을 기르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며, 또한 한 없이 사랑할 수 있는 자비로운..
2012.05.25 -
기다림
기다리는 것을 싫어해서 식당에 줄 서는 것도 이해할 수 없었어 했지. 하지만 하염없이 기다려준 적도 있었으니까. 이제 더는 기다리지 않으려고 해. 그래도 기다렸던 시간이 있어 돌아서는 발걸음이 가벼워. 만약 그 시간이 없었더라면... 때로는 어떤 말보다 단 하나의 행동이 더 크게 다가올때가 있지. 말을 너무 하지 않는 것도 너무 하는 것도 좋지 않아. 그냥 적당히... 그래 적당히 하며 살아야지.
2012.05.16 -
시간의 숲
시간의 숲. 오늘 너를 만날 수 있었던 건 단순히 내가 그곳으로 갔기 때문만은 아니었을 거야.수억 시간의 비밀을 간직한 채 너는 그대로 있었으니까. 나는 그렇게 그곳으로 가서 너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이지.얼마나 많은 비밀을 간직하고 있었을까? 네가 가진 시간의 숲을 보는 나는 모든 것이 감동으로 다가왔어.속속들이 네가 간직한 비밀. 시간의 숲을 다 둘러볼 순 없었어. 아주 일부라도 아주 조금이라도 내가 너를 만날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했을 뿐이었어.너는 고스란히 말하지 않아도 네 존재만으로 너는 솔직하게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었던 것이지. '순간의 찰나들이 모여 영원을 이루어 간다.' 나는 이 말을 늘 생각하며 살아왔거든. 영원이라는 것은 어떤 순간도 어떤 찰나도 모이지 않으면 마치 잘 맞춰진 퍼즐이 되..
2012.04.24 -
Arizona Motel #403는 실제 존재하지 않았다.
Arizona Motel 403호는 실제 존재하지 않았다. 부랴부랴 인터넷으로 적당한 모텔을 예약하고 30시간이 걸려 그 어느 Arizona Motel에 도착했다. 햇살은 내 고향 봄처럼 후끈 거릴 정도의 온도였고, 봄바람으로 부터 꽃씨들이 나풀거리는 평온한 어느 낮이었다. 카운터 종업원은 내게 방을 배정해주었고, 나는 맨꼭대기 방으로 달라고 했다. 4층의 어느 방중이었다. 그 종업원은 403호라고 쓰여진 방키를 내게 건내고 어떻게 하면 그 방으로 향할 수 있는지 아주 친절하게 가르쳐주었다. 403호는 누구도 사용하지 않은 것 처럼 깔끔하게 정돈 되어 있었고, 건물의 제일 위 그리고 제일 측면에 덜렁 혼자 나를 반기고 있었다. 모텔 주인으로 추정된 한 사내는 방으로 들어가는 나를 잡아 세우고 403호에 ..
2012.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