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여행 이면(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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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이젠(Kawah Ijen)에서...
가와이젠, 그곳은 눈물의 땅이었다. 나는 그곳에서 4일밤을 그들과 함께 했다. 말은 바로 해야지. 그냥 거기에 있었다. 그들이 이고 가는 80kg 이상의 유황바구니를 들지도 않았다. 하루에 2번 이상 왕복도 하지 않았다. 다만, 나는 내 배낭을 다 들고 갔다. 그래도 큰 배낭도 카메라 가방도 모두 해봐야 30kg밖에 되지 않는다. 그들이 착용하는 것 처럼 면 손수건으로 코와 눈을 가렸고, 아침 6시에 시작해 오후 5시에 퇴근했다. 그곳에서 점심은 비스킷이나 현지 라면을 익히지 않은 채 먹어야 했고, 저녁은 친구가 된 하르토모가 유황을 지고 내려갔다가 올라오는 길에 볶음밥을 포장해줘 해결했어야 했다. 4일간 씻지 못하고 배가 고팠던 기억보다, 바람 한 번에 유황가스가 온천지를 뒤덮는 기억이 더 깊이 남는다..
2011.08.03 -
한 겨울의 옥토버페스트
옥토버페스트를 아세요? 독일의 최대 축제이지요. 독일 남부 지방 뮌헨에서 9월에 열립니다. 겨울에 여행을 하시는 분들은 옥토버페스트와 비슷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호프브로이하우스를 방문하곤 합니다. 마치 겨울에도 옥토버페스트와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거든요. 뮌헨에서 마지막날 저도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마들린과 앤디가 함께 저와 찾았지요. 친구들 플로리안과 알렉산더도 함께요. 하지만, 평일에 호프브로이하우스에서 바바리안을 만나기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이 관광객이라고 보시면 된다고 하더군요. 막상 가보니 주위 사람들에게 어디서 왔냐고 하니 정말 국적들이 다양했습니다. 이 날은 친구들이 전통의상을 입고 찾았습니다. 호프브로이하우스를 찾은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기도 했으며, 지하철에서도 다들 재미있게 ..
2011.02.26 -
생에 처음, 나를 위한 Activity
아직 못 가본 나라가 많지만, 꽤 많은 나라를 여행하면서, 뭔가를 즐겨본 적이 없습니다. 투어비용도 만만치 않거니와 일정상 사진을 찍어야한다는 스트레스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이제 여행이 거의 끝나갑니다. 요즘은 와이파이(Wifi)란 놈 때문에 어딜가도 인터넷 사용이 수월해서 좋네요. 그래서 SNS도 재미나게 하며 외로움도 달래고, 가끔 이렇게 블로그에 뭔가를 올릴 수 도 있고 말이에요.(사진 한장 로딩하는데 아마 1분이상 걸립니다. 속도는 빠르지 않아요.) 넉넉한 예산이었다면, 좋은 곳에 가서 맛난 식사도 하며, 편안하게 차를 대절하거나 가이드를 대동하고 이곳 저곳 좋은 곳을 안내 해달라며 사진을 찍는 다면 훨씬 좋은 사진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은 틀림 없습니다. 헝그리 정신으로 맨땅에 헤딩하듯 시작한..
2011.02.12 -
유럽에 있어도, 파리가 그립다.
노르웨이 트롬소. 호텔 리셉션에서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냐고 물었다. 물론 사용 가능하다고 한다. 비밀번호를 알려줬다. "NordenParis" 라고 적어준다. 북위 66도 이상을 사람들은 북극권이라고 한다. 이 트롬소도 마찬가지 북극권역 안에 있다. 여기 사람들은 트롬소를 북극권역의 파리라고 부른다. 왜일까? 의문을 가지고 거리를 걸었다. 정말 전체적인 파리와는 사뭇 연관성이 없는 것 같지만, 아기자기한 골목과 건물들, 그리고 언덕 위의 집들... 눈오는 트롬소를 거리를 걸으니 정말 파리의 작은 골목들 같기도 했고, 언덕위의 집들은 마치 몽마르뜨 언덕을 오르는 느낌도 받았다. 북극권에서 이런 도시를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조금은 납득을 하기도 했다. 처음 파리에 갔을때, 아무 이유없이 가슴이 벅찰만..
2011.02.08 -
혼자만의 겨울
늘 혼자 입니다. 결국 다시 또 겨울이 찾아왔네요. 여행을 갈 때, 겨울 여행은 두번째라 혹독하기 만큼 춥네요. 일기 예보는 별로 춥지 않았는데, 산 정상으로 가면, 체감온도가 약 영하 50도 정도라고 하더군요. 엄청난 바람을 몸으로 막아내기엔 역시 저의 내공이 역부족이었습니다. 역시나 카메라도 채 10분을 버티지 못한 채 얼어버리고, 방전 됩니다. 하지만 저만의 노하우?로 열심히 해동시킨 후 몇 셔터를 눌렀지요. 내려와 혼자 얻은 오두막집(사실 호스텔 도미토리룸인데, 아무도 없어 혼자 사용합니다.)에서 장작불을 피워놓고, 혼자 주절 주절 노래도 불러보기도 하고, 또 듣기도 합니다. 역시나 혼자 하는 것은 참 서글프다는 생각이 드네요. (낭만적일 꺼라 생각하지 마십시요. ㅠ.ㅠ) 늘 이제껏 여행 사진이랍..
2011.01.29 -
얼어버린 카메라.
온통 어둠으로 뒤덮혀 있었다. 8시 아침을 주섬주섬 주워먹고, 긴 부츠와 설피를 챙기고, 가방에 카메라와 삼각대를 넣고, 라플란드를 헤메는 것이 나의 일상이다. 라플란드. 라프족(Lapp people)이 거주하는 땅이라고 라플란드(Lapland)로 불리운다. 그 이름 또한 얼마나 고운가? 핀란드는 호수와 숲의 나라답게 여기저기 라플란드에도 호수와 숲이 보인다. 하지만, 호수는 동토의 땅 라플란드의 겨울은 결국 버텨내지 못했다. 새벽, 아니 아침 9시가 되면 여명이 떠오른다. 숲속에서 한마리의 순록(Reindeer)이 나를 발견한다. 내가 순록을 발견 한 것이 아니라, 순록이 나를 별견한 것이다. 눈이 마주치자 마자, 곧장 달아나 버린다. 허벅지까지 쌓여버린 눈 속에서 순록도 도망치기 여간 피곤한 것이 아..
2011.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