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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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Photographer다.
인도네시아 동남부, 빵안다란(Pangandaran)의 해변을 거닐었다. 낮에 내려쬐는 태양이 두려운지 모두들 아침부터 비치가 떠들썩했다. 카메라를 한 쪽 어께에 울러메고 5km정도를 걸어본다. 조용한 곳도, 떠들썩한 곳도 모두 사람이 존재하는 곳이다. 아이가 신나게 놀고 있길래, 가까이 다가가 인사를 하고 옆에서 앉아 웃어본다. 내 카메라를 보고는 사진을 안찍냐고 온갓 표정을 다 지어보던 아이. 몇 장의 셔터는 눌러졌고, 모니터상으로 자신의 모습을 본 아이는 빙그레 웃었다. 그것으로 성에 차지 않았나보다. 엄마인지 누나인지, 함께 온 이들을 부르고 모두 모여 지나가는 사진사 아저씨를 불러 세운다. 그리곤 사진에 또 찍힌다. 나는 한 발 물러서 지켜보았다. 한 장의 사진이 아닌 몇 장의 사진을 고객에게 내..
2011.07.19 -
해질녘, 추억이 떠오르면...[탄도항]
해질녁, 엄마가 부르는 소리에 하나 둘 집으로 돌아가던 아이들 틈 속에 나는 없었어. 혼자 남겨진 그 곳에서 한참을 서성이다 '에잇 재미없어' 쓸쓸히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어야 했지. 어떤 날은 그 길이 끝까지 혼자였고, 어떤 날은 멀리 아버지가 보였지. 그런 기억은 흘러버린 시간앞에 희미하게만 남아있는 것이겠지. 지금 그런 추억을 간직한 채 그때와 다른 떨어지는 해를 보았어. 같은 태양, 다른 일몰을 보다 희미해져 버린 기억이 선명하게 다가옴을 느낄 수 있었어. 그리 쓸쓸하지도 황홀하지도 않은 평범한 일상과 같은 느낌. 철커덕 거리는 셔터소리에 나의 싸구려 사진 한 장이 완성되었는지도 모르지. 그때도 셔터소리는 났었고, 지금도 셔터소리가 들려와. 그래, 그것이 바로 사진이었어. 포토리아에서 함께 사진을 ..
2011.05.30 -
사진 한장, 추억 가득.
사진을 찍는 분들을 보면, 무엇을 보고 찍고 있는 것일까요? 저는 늘 궁금해 했습니다. 왜 자신을 찍는가? 무엇을 가슴속에 담으며 셔터를 누르고 있을까? 늘 타인에게 궁금했던 점을 제 자신에게 반문을 해 보았습니다. 수많은 이유가 존재하겠지만, 이 생각이 떠오르더군요. 눈으로 보는 장면을 그대로 정지된 프레임안에 담아두고 싶은 욕심, 내가 느끼는 감정과 이성을 함께 영원히 잡아두고 싶은 욕심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이제 몇시간 후면 서울 마포구에서 약 8여년의 생활을 정리하고 다른 곳으로 떠납니다. 무엇이 가장 기억이 남는가 곰곰히 생각해보았습니다. 기쁠때나 힘들때나 언제나 한강이 있었더라구요. 늘 이 앞에서 벗들과 함께 캔맥주도 마시고, 혼자서 땀이 쏟아지도록 달려도 보고..등등, 많은 추..
2011.04.02 -
나는 달린다.
달립니다. 가끔은 숨이 끊어질 듯 달려보길 소망합니다. 찬란한 석양이 그 의지를 더욱 간절하게 만들지도 모르겠습니다. 꿈은 늘 존재합니다. 그 꿈을 위해 하루하루 달리는 것이지요. 때로는 손해를 볼지도 모르겠습니다. 때로는 뒷걸음으로 물러서야 할 때가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때로는 주저 않고 싶을때도, 때로는 목 놓아 울어보고 싶을때도 올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꿈을 향한 도전의 기치가 깊다면 흔들리지 않을 것 입니다. 조금은 손해보더라도, 조금은 물러서더라도, 조금은 크게 울더라도, 포기하지 않는 다면, 달려야 할 명분은 언제나 존재 할 것입니다. 그 찬란한 꿈이 현실이 되었을 때, 그때 그 석양빛은 환한 미소로 답할 것입니다. 태국 농카이에서....
2010.12.06 -
떠나는 가을이 아쉬워...
떠나는 가을이 아쉬운 요즘입니다. 곧 있으면 또 추위가 엄습해오겠지요? 사진은 기록성을 띄면서도, 그 단순한 기록을 넘어 무엇인가까지 포괄적으로 안아줍니다. 사진은 카메라를 만지는 순간부터 완성까지가 쉬우면서도 어려운 작업인거 같습니다. 그것이 묘한 사진의 매력이 아닐런지요? 가끔은 이런저런 생각들 잠시 내려놓으시고, 아쉬운 가을을 좋은 사람과 함께 추억을 많이 만들어보세요. 아름다움은 눈으로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니까요...
2010.10.25 -
고향
오랜만에 카메라를 들고 옛날 할머니가 시시던 동네, 그 곳. 세월이 흘러 집은 약간의 수리로 인해 변해지고, 또 내 조카의 자전거도 새로 생겨났지만, 그 바닥은 참 오래전 그 바닥입니다. 현수도 사진찍어볼테야? 까꿍 내 유년시절의 추억들과 할머니의 기억이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고향 그리고 이제 현수에게 나와는 또 다른 추억과 향수를 선물 해주는 그 곳. 고향 -- 추석 명절 잘 보내셨습니까? 고향은 잘 다녀들 오셨는지요? 추석전날 서울의 비폭탄으로 많은 분들이 고통스러운 추석을 보내셔서 마음이 늘 좋지 않았습니다. 저는 또 추석 연휴 내내 인도여행 이후 많은 고통들로 병원을 오가며 시름시름 앓다가 이제야 조금 회복되었습니다. 또 다른 한주가 이제 시작되네요. 한주간 힘들내시고 날씨가 좋은 가을날을 기분..
2010.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