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되던 날 #6
주르륵 한 차례 비가 내렸다. 그리고 밤이 찾아왔었고, 한 참이 흐른 후 짙은 안개가 찾아왔다. 아침의 상쾌한 공기속으로 다가오던 햇살은 흘러내렸던 빗방울의 흔적을 너스레 지우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나는 두려움이 가득하며, 을씨년 스러운 적막감이 휘몰아치는 그 곳에 한가운데 서있었다. 웃지도 울수도 없는 그 시간 앞에 나는 너무나 작은 존재였고, 또 외로움 한 가운데 서 있으면 너무나 큰 존재가 되었다. 나는 과거를 먹고 살아가고 있다. 기억, 추억, 흔적등등 하지만, 그것은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지나가면 또 새로운 것이 덮을 당연한 이치인데, 새로운 것이 나를 뒤덮기엔 내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모순에 빠져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천천히 보아야만 해. 급하지 않게, 반영되는 나 자신의 모습을 찾기..
2011.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