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플란드의 숲(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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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라플란드] 기다리면 기회는 온다.
사리셀카에 도착했던 날, 날씨는 눈보라가 휘몰아쳤다. 다음 날 아침, 사리셀카 국립공원은 통제하고 있었고,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하늘만 바라보았다. 아침 7시 해가 뜨지 않은 시간이었다. 몇 번이고 물었다. "산 위에 올라갈 수 없나요? 정말 올라가고 싶어요." "날씨가 좋지 않아요. 비록 눈은 그쳤지만, 산 위는 더 추울 거에요.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타는 건 어때요?" 무슨 이유였는지 올라야겠다는 집착은 지울 수 없었다. 기다려보기로 한다. 이러다 사리셀카 국립공원 정상에서 일출을 볼 수 없을 것만 같은 생각이 엄습해온다. 다시 물어본다. 결국, 그들도 포기했는지, 지도와 나침반을 빌려준다. 드디어 산을 향해 올라간다. 안개로 어둠이 가지 않은 시야 그리고 눈 쌓인 산길은 허리까지 내 몸이 ..
2011.06.01 -
[낯선, 라플란드] Story 3. 어제 같은 오늘, 오늘 같은 어제
Story 3. 다시 해가 뜨지 않은 설전을 걸었다. 어제와 똑같은 풍경 그리고 공기를 가진 것 같은 오늘이지만, 지금 숨 쉬고 있는 시간은 어제가 아닌 오늘이다. 혹시나 기대했다. 어제 본 순록을 다시 볼 수 있을까 하고... 역시 어제가 아니었다. 오늘은 어제와 다르게 이어폰을 귀에 넣었다. 이어폰을 타고 흐르는 흘러간 가요. 그렇게 지금을 살아가지만, 어제를 기억하고 또 흘러나오는 음악으로 그 시절을 추억하며 나는 과거로의 길을 걷고 있었다. 결국 늘 과거만을 그리워하고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 시간안에서 행복했던 날들, 잊기 싫은 그 시간들만 늘 그리워 시간을 그렇게 속이고 싶었나 보다. 단순해야 하는데, 다시 복잡해진다. 여전히 시간은 흐르고 있지만, 해가 언제 인사를 건네 올지 전혀 예측할..
2011.05.11 -
[낯선, 라플란드] Story 2. 라플란드의 숲 그리고 첫만남
시계는 10시를 가리킨다. 아직 해가 뜨지 않았다. 암흑과 같은 이른 새벽 시간과 같다. 아무도 없는, 인적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저 혹독한 찬공기만 나의 가슴속으로 들어온다. 적막감이 흐른다. 추위와 적막감은 내 가슴 속으로 엄습해 오며 이유없는 쓸쓸함이 찾아온다. 살아온 짧은 시간을 떠올려본다. 그리고 눈물 한방울이 내린다. 떨어졌던 눈물 한방울이 다시 하늘로 올라가길 소망해본다. 다시 기쁨과 축복의 일부가 되어 세상에 뿌려지길 소망해본다. 걷는다. 여전히 나는 눈속을 거닐고 있는 것이다. 해는 아직 뜨지 않았다. 저 멀리서 나를 응시하는 시선을 느낀다. 낯선 시선이다. 순록이다. 놈은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다. 그것에 재빨리 대응이라도 하듯 나도 쳐다본다. 아주 멀리 있지만 생명체는 나와 순록 뿐..
2011.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