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시골(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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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남편이 안녕해서 안녕해요. @아코르2011
"아이들과 남편이 안녕해서 안녕해요." 로쉬니 다비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고, 학교도 다니지 못했다. 17년 전 늦은 나이에 시집을 올 수 밖에 없었던 이유였다. 그래서 결혼 20년이 다 되도록 외출 한 번이 자유롭지 못했고, 늘 일은 했지만 당장 돈이 되는 일은 아니었다. 그래도 요즘은 조금 형편이 나아졌다. 비록 소작농이지만 우리가 직접 경작해서 우리가 먹을 쌀과 밀가루를 재배할 수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조금 편해진 것이다. 아이들이 크게 아픈 곳이 없어 행복하다. 남편은 돈을 벌겠다고 늘 대도시에 전전긍긍했다. 하지만, 큰 돈을 벌지 못했고, 10여년전 시아버지가 사놓은 땅에 돈을 빌려 벽돌집을 지은 것이 전부다. 하지만 남편이 아프지 않고 건강해서 행복하다. 요즘은 다..
2012.01.04 -
선택을 모르는 밀리
아코르의 문화는 100여년전의 한국의 문화와 비슷한 점이 많다. 가부장적이고, 여성은 언제는 가정주부로서의 역할만 강요되고 있다. 그리고 딸은 언제나 아들보다 결혼 비용이 비싸기 때문에 일반 가정에서 우대를 받기가 쉽지 않다. 아코르에도 결혼 지참금이라는 것이다. 당연히 아코르에도 카스트의 그늘이 아주 많이 남아있다. (카스트제도는 브라만, 크샤트리아, 바이샤, 수드라로 알고 있는 4가지 카스트에는 또 나무 트리처럼 다른 이름으로 존재하고 있다. 같은 등급의 카스트일 뿐이지 모두 같은 카스트는 아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4가지의 이름보다 훨씨 많은 카스트가 존재한다. 약 1000개의 이름이 있다고 한다.) 브라만은 브라만끼리만 결혼을 하고, 각 카스트는 같은 카스트만 결혼 할 수 있다. 자유연애를 공개적..
2010.09.28 -
인도 시골의 5일장 그리고 공연
Bhaut Bhaut dhanibad 인디아! (27) 여행이 끝나가던 어느 날 키쇼르는 오늘이 그날이란다. 무슨 날인가 했더니 바로 장날이란다. 교통이 불편한 이 아코르 마을에는 시장이나 외부에서 물건을 팔러 들어오는 날이라고 한다. 일주일에 2번, 화요일과 금요일 장이 서는 날이다. 공립학교 옆 마당 공터에 정말 많은 사람들이 물건을 사고 팔기 위해 모여들었다. 야채, 가축, 옷, 생필품등 수많은 물건들이 진열되어있었고 저마다 필요한 물건을 위해 흥정을 하며 구입하고 있었다. 역시나 악세서리판매는 현저하게 떨어진다. 생존에 우선필요한 먹거리는 1순위 손님들이 넘쳤고, 꼭 필요하지 않을 듯한 미용용품에는 사람이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언제나 시장의 풍경은 정겹다. 역시나 한국과 똑같이 장터를 구경하..
2010.01.12 -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 2
Bhaut Bhaut dhanibad 인디아! (24) 아침은 어디서나 부산하다. 인도의 아침도 마찬가지였다. 인도인 처럼 살아가는게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화장실의 문제였다. 보이는 곳 모두가 화장실이라고 내게 가르쳐줬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그래서 아침 일찍 안개는 자연 시야막이가 되준다고 했다. 하지만 깊은 숲속으로 들어가 볼일을 봐야하는 현실에 조금 마음이 무거웠다. 아침은 특히 여인들에게 바쁜 시간이다. 화장실도 화장실이지만, 여인들에게 유일하게 이른 새벽 시간이 샤워시간이다. 남자들 보다 일찍 일어나 샤워부스없이 칸막이 없이 샤워를 해야하기 때문에 안개낀 아침이 샤워시간이 된다고 말해줬다. 혹 밤에 샤워를 하는 일도 있지만, 대부분의 여인들은 아침 일찍 일어나 샤워하고 아..
2010.01.10 -
인도의 학교이야기 2편
Bhaut Bhaut dhanibad 인디아! (23) 그렇다면, 학교를 다니지 않는 아이들은 어디서 공부를 할까? 배우긴 배우는 걸까? 역시나 등잔 밑이 어두웠다. 어젯밤 늦게까지 술을 마시며 친해진 산토스가 새벽부터 나간다며 후다닥 자다가 뛰쳐나가는 것을 보았다. 잠이 달 깬 상태로 저놈 뭐하는데 이리 일찍 나가지라는 생각으로 눈을 비비며 새벽 찬 공기를 들여마셨다. 우리가 코가 삐뚤어질때까지 마시고 같이 잔 키쇼르의 사랑채 뒷편 바로 산토스의 방이 있었다. 부산한 머리, 술로 인한 두통을 가지고 산토스가 간 곳을 향했다. 그곳은 벌써 아이들이 자리를 펴고 선생님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어제 내준 숙제를 펴고 산토스에게 내보이며, 채점을 하고 그렇게 벌써 그들의 수업은 시작된 것이다. 키쇼르의 ..
2010.01.08 -
사람만이 희망이다, 그래서 교육이 중요하다!(인도의 학교이야기 1편)
Bhaut Bhaut dhanibad 인디아! (22) 어린 시절 나는 무척이나 말썽꾸러기였다. 초등학교 3학년이었던가? 어머니가 내 앞에서 눈물을 보이신적이 있다. 지금 돌아보면 초등학교 3학년 성적표는 양,가뿐이었다. 그때 하신 말씀이 "엄마 아빠는 공부를 하고 싶어도 못해서, 이렇게 고생하면서 살고 있다. 너는 어찌 살 것이냐? 니가 살 길은 공부밖에 없다. 기술을 배울래? 아빠 엄마처럼 이렇게 힘들게 살고 싶니?"라는 말이 아직도 내 가슴과 머리속에 화살처럼 밖혀 떠나질 않는다. 천천히 둘러본 것은 사립학교와 공립학교, 그리고 개인교습 세가지였다. 이 아이들의 부모도 그때의 어머니의 마음과 같지 않을까 생각한다. 부모가 고생한 것을 대물림 하고 싶지 않는 그 마음, 그래서 이 아이들은 얼마 안되는..
2010.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