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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한 일상들

그대 잘 가시게... 본문

여행/포토에세이

그대 잘 가시게...

비케이 소울 2012.01.09 15:09









"내 동생, 그대 잘 가시게..."


2011 @다르질링 어느 묘지
 









 







우연이었지. 다르질링에 도착 후 그냥 무작정 걷고 싶었어.
타이거 힐의 일출이 유명하다고 하더라구, 택시비용이 비싸 천천히 걸어가 볼까? 하는 호기심에 걸었었지.
그런데, 차가 너무 막혀 있더라구. 물론 나는 걸었지만, 차가 막혀있어 의아하게 여겼었지.
무슨일일까? 의구심이 들었고, 동행했던 키쇼르에게 물어보라고 했어.
눈치를 채고 있었지만, 돌아온 대답은 장례식이었어.  새벽에 돌아가신 분이라고 하더라구.
그래서 가던 길을 멈추고 고인의 명복을 빌어 주고 싶었어.
문득 10여년전의 나의 모습을 상기하면서...

한 아저씨가 술이 취한 듯 보였어. 기분이 좋은 듯한 요상한 표정으로 이리저리 뛰어다며 사람들과 대화를 했지.
속으론 술이 취해서 그런가보다하고 나는 영결식을 보러 내려가려고 했지. 허락을 받고 발걸음을 옮겼지.
스님들의 기도가 길었어. 인도 북부 라다크, 노스벵갈, 시킴등은 망명온 티벳인들이 많이 분포하고 있지.
의식을 지켜보다가 물 한잔을 마시려고 친구를 찾았었어. 그런데 그 술 취한 듯 돌아다던 아저씨가 멍하니 앉아 계신거야.
몇마디를 나누려고 시도했지. 물론 친구 키쇼르가 통역을 해주었어.
그 아저씨 입에서 나오는 말은 조금 충격이었어

"내 동생이라우. 새벽에 결국 갔소. 마음이 많이 아프지. 하지만, 내가 슬픈 모습을 보이는 것 보다 내 동생의 마지막 길을 편하게 보내주고 싶다우. 그런데, 이제 화장의 시간이 다가와 다시는 보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나는 구려..."

그랬어. 아무도 그 장례식에는 울지 않았어. 사람의 존망은 삶과 죽음으로 대비 되는 현실에 당연한 수순일지도 몰라.
부모의 몸을 빌어 나완 상관없는 의지로 태어나 또 나완 상관 없는 힘으로  한 줌의 재로 돌아가는 것.
그것은 외형적으로 비치는 마지막일지 몰라도, 결국 돌아간다는 것을 간과해선 안돼.
그래도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것인지도 몰라. 돌아갈 곳. 그곳이 어디었든 말이지...

"내 동생이 꼭 윤회를 끊고 천국으로 가길 바라오..."


우리는 수 많은 기억들을 가진 채 살아가지.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 스스로가 깨닫는 일은 너무 어려운 일인거 같아.
하지만, 그 수 많은 기억중에 좋은 기억들이 뭉쳐저 추억으로 남겨지고 또 사람의 가슴과 가슴으로 연결해주는
뜨거운 나눔이 존재하기에, 차가운 주검 그리고 한 줌의 재로 남겨지더라도
다른 이로 하여금 슬픔의 극복과 삶의 대한 의지를 키워주는 가르침이 아닐까?라고 생각했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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