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aunr Story/2010 Akaunr(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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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만나러 갑니다.
저는 지금 다시 아코르로 향하고 있습니다. 2009년, 2010년 그리고 2011년 지금, 저는 그들을 다시 만나러 가고 있습니다. 특별할 것 없는 그 곳이지만, 3년이란 시간동안 인연을 맺었고, 나눔과 함께 살아가는 당위성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가끔은 이 곳이 바로 저의 사진 멘토가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이번 방문은 아코르를 기점으로 좀 더 많은 소소한 마을들을 둘러 볼 것이고, 비하르가 아직 얼마나 열악한 환경인지 다시 확인하는 시간이 아닐까 조심스레 짐작 해봅니다. 그리고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약 1년전 저는 이 곳의 친구 키쇼르와 좀 더 건설적인 방향으로 무엇을 시작하면 될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블로그를 운영하며 생겼던 비용과 제 돈을 조금 모아 총 약1..
2011.10.27 -
밀리, 아직 다 못한 이야기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아코르에는 전기 수급이 좋지 못해, 티비를 늘 볼 수가 없지요. 아침나절 인도 비하르 아코르 마을에 전기가 잠시 들어왔었나 봅니다. 전 세계로 타전된 서울의 물난리 소식이 전달이 되었나 봐요. 그리곤 전화를 계속했답니다. 그리고 전화를 받았습니다. 서울 물난리 소식을 접했고, 그리곤 걱정이 돼, 바로 전화를 했답니다. 먹먹해지는 가슴이었습니다. 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이것저것 해야 할 것들을 둘러보고 있는데, 전화 한 통에 잠시 그때로 돌아가 보고 싶었습니다. 작년 이맘때였지요. 그들과 2달간 함께 지냈지요. 날씨는 무척이나 더웠고, 몬순 시기라 비도 장난 아니게 퍼부었거든요. 아무튼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다시 그때의 사진을 열어봅니다. 그리고 다시 머리속은 그때의 기억으..
2011.07.29 -
아코르의 초입, 베니파티.
인도 비하르의 북부 마을 아코르로 가기 위해선 몇몇 도시를 거쳐야 한다. 델리에서 출발하면, 두가지 기차 노선을 이용할 수 있다. 델리~켈커타 라인과 델리~바라나시 라인(이 라인은 필수적으로 갈아타야합니다)이다. 아코르는 작은 마을이기에 기차노선은 당연히 없다. 물론 버스도 없다. 보통은 마두바니 역에서 내려 다시 버스를 타고 베니파티로 온다.(물론 다르방가역에서 내릴 수도 있다) 델리출발 약 28~32시간의 여정, 그러면 베니파티로 입성할 수 있다. 아코르로 가려면 여기서 또 미니버스로 2시간. 아코르로 들어가기전 베니파티는 내게 아주 중요한 장소다. 현금이 필요할 시 ATM도 유일하게 존재했으며(지난 번에 갔을때 서비스 중지되었다.), 아이들에게 시원한 음료수를 사주기위해 나왔어야 했으며, 생필품이나..
2011.05.31 -
아코르(Akaunr)의 소녀, 안수(Ansu)를 떠올리며...
처음 방문했을때 안수는 13살 지금은 15살이 되었을 안수를 떠올린다. 수줍음이 많아서였는지, 처음 아코르를 방문했을때부터 자주 마주칠 기회가 없었다. 언제나 숨어서 나를 보고 있었고, 흔하게 사진 한장 찍어주지 못했다. 다시 방문했을 때였다. 사진을 한 꾸러미 풀어놓고 각자의 사진을 찾아 나누어 주었는데, 안수 혼자 찍은 사진은 한 장도 없었다. 조금은 안타까워하는 얼굴을 느낄 수 있었다. 가족 사진은 줄을 만들어 사진을 다 걸어놓았었는데, 물끄러미 보다가 자신의 사진이 없었는지 실망했었나보다. 처음 이미지를 떠올려보면 이제 다 큰 처녀구나 이런 생각으로 아이들과 장난 칠때도 늘 뒷전이었고, 소소하게 과자를 나눠 먹을때도 늘 뒷전이었던 안수였다. 처음과는 다르게 아코르에 머무는 시간도 길어지고, 자연스..
2011.05.21 -
[어린이날 특집] 아코르의 아이들
5월은 가정의 달이며, 어린이의 달이라고 합니다. 비록 5월 5일은 소파 방정환 선생이 만드신 한국의 어린이날입니다. 아코르의 아이들이 생각 났습니다. 5월의 인도 아코르는 찌는 듯한 더위가 엄습합니다. 선풍기도 없고 에어컨은 존재하지 않지요. 전기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아이들은 언제나 밝습니다. 주어진 삶에 순응하는 법을 먼저 터득한 것일까요? 하지만, 어린이는 어린이인가 봅니다. 기억이 납니다. 언제나 개구쟁이처럼 뛰어놀던 아이들은 신기한 카메라 앞에 서기를 주저 없이 반기고 있었습니다. 대도시를 한 번도 못 가본 아이들, 세상 밖으로 나가지 못한 아이들은 카메라가 이렇게 큰 것이 있구나 하는 호기심 또한 발동합니다. 수 많은 아이들에게 한 장씩 찍어주겠다고 했더니, 끊임없는 줄이 이어져 있었습니다...
2011.05.04 -
바부의 오른손
바부, 힌디어로 아버지라고 하는 말입니다. 키쇼르의 아버지이기도 하며, 보여드렸던 밀리의 할아버지이기도 하지요. 아코르의 이야기를 덮어두겠다고 했지만, 결국 이렇게 다시 하나 꺼냈습니다.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토요일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늘 전화의 시작은 서로의 안부를 묻는 것으로 시작되지요. 하지만, 그가 썩 좋은 목소리가 아니었습니다. 지금 바부가 바라나시로 오고 있다고 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엔 바부가 다시 바라나시에서 땔감 파는 곳에서 나무 옮기는 일을 하려고 가는 것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아니라, 응급 상황이 생겨 오게 된 것이라고 하더군요. 바부의 오전은 더운 날 버팔로 체온이 올라가기에, 연못에서 버팔로를 목욕시킨답니다. 금요일, 그날따라 버팔로가 조절이 안되어 사고를 쳤..
2010.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