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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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나무. 미국 서부, 그랜드캐년을 둘러보던 날이었다. 반대편 장엄함을 감출 수 없던 그랜드캐년에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수 많은 사람들이 그 주인공에 경탄을 금하지 못하고 있던 시간이었다.바람이 세차게 불어왔고 맑던 하늘은 구름으로 뒤덮혀 왔다. 하늘은 언제나 그대로인데 자연의 힘이 모든 것을 바꾸고 있었다. 어떤 때는 푸른 빛, 어떤 때는 오렌지 빛깔, 또 어떤 날은 잿빛 하늘.즉 모든 것은 하나인데 보는 관점에 따라 너무 많은 것들이 달리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봄이 막 시작될 무렵 음산한 하늘의 잿빛구름 사이로 잎이 나오지 않은 나무에게 더욱 분위기를 쓸쓸하게 만들어주었다.어디에서부터 오는 생명의 시작이었을까? 어딘가에부터 시작된 생명의 씨앗은 그곳에 자리를 잡았을 것이다. 그리고 조심스레 키웠겠지. 결..
2012.05.07 -
노숙자
델리에서 기차표를 구하지 못해 무모한 모험을 감행했다. 중간 중간 로컬 기차와 로컬 버스를 타고 동쪽으로 향하기로 한 것이다.알라하바드를 지나칠때 즈음이었다. 인도의 날씨는 10월에도 여전히 더웠고, 로컬 버스에 내려 알라하바드에서는 야간 로컬 기차를 타고 바라나시로 일단 가기로 작정했다. 갠지스를 끼고 계속 동쪽으로 향하던 곳, 일라바드역. 역 내부에는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으로 가득차있었고, 더위와 사람들의 열기로 땀이 벌써 흐르고 있었다.그리고 더위와 인산인해를 피해 알라하바드 근교를 구경하기로 작정했다. 야간 기차시간은 새벽 3시 30분에 일라바드를 거쳐간다고 했으니 그야 말로 밤을 세어야 했던 날이었다.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던 곳에서 잊을 수 없는 냄새가 나의 코를 깊히 자극하고 있었다. 잠시 길..
2012.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