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함으로부터의 행복(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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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광복절 8.15
⬆ 아이들은 그 나라의 미래다. 행사 시작을 남녀 한쌍의 아이들의 기도로 시작했다. @2010년 아코르 I. 나도 당신도 모르던 인도 시골, 아코르 6. 인도의 광복절 8.15 나는 할아버지의 얼굴을 한번도 본 적 없이 자라왔다. 할아버지는 내 나이와 어울리지 않게 1890대에 태어나신 분이기 때문이다. 어렴풋이 들은 이야기로 일제에 의해 국권이 피탈되었던 그 시기 할아버지는 일본에 계셨던 것으로 알고 있고, 큰 고모님은 타의에 의해 일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왔다고 들었다. 할아버지는 많은 고생을 하고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채 한국으로 돌아 오셨고, 6.25를 피난 다닌 후에야 지금의 고향에 자리 잡고 사실 수 있었다. 기억을 더듬어 20여년 전, 큰 고모님은 연세가 70이 넘으셨지만, 일본어를 기억하고..
2012.07.04 -
화장실이란 세글자에 내포된 많은 의미
⬆ 어때요? 비록 인분이 좀 보이지만 자연화장실 치고 아주 멋지죠? @2010 아코르의 여름날 I. 나도 당신도 모르던 인도 시골, 아코르 5. 화장실이란 세글자에 내포된 많은 의미 아이가 두발로 딛고 일어선다는 의미는 세상을 향해 바로 서기 시작함을 의미한다. 아코르에서 아이가 두발로 혼자 일어 설 수 있는 일처럼 화장실을 혼자 다녀올 수 있다는 것은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 할 수 있다는 것과 같았다. 그만큼 화장실 문제를 해결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유는 화장실이 없기 때문이다. 들어왔으면 나가야 하는 당연한 생리적 현상이 며칠 째 정채되고 말았다. 그것은 고통이었다. “화장실 어떡하지?” 돌아온 대답은 “노 프라블럼” 하지만 문제는 그리 간단하지 않았다. 아이들처럼 마을 신작로 앞에서 쪼..
2012.06.27 -
결혼할까요?
⬆ 2009년 란주가 결혼을 위한 간택 절차를 위해 앉아있었다. I. 나도 당신도 모르던 인도 시골, 아코르 4. 결혼할까요? 아코르의 문화는 오래 전 한국의 문화와 비슷한 점이 많다. 남성들은 가부장적이고, 여성은 언제는 가정주부로서의 역할만 강요되고 있었다. 그리고 딸은 언제나 아들보다 결혼 비용이 많이 소비되기 때문에 일반 가정에서 우대를 받기가 쉽지 않았다. 아코르에도 결혼 지참금이 있었던 것이다. 지참금은 남자의 능력에 따라 액수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남자가 대학을 나오고 대도시의 샐러리맨으로 일하는 사람이라면 자동차 한대 정도의 지참금이 필요하다고 한다. 또한 아코르는 카스트 문화가 아직 모두 사라지지 않은 곳이기 때문에 브라만은 브라만끼리만 결혼을 하고, 각 카스트는 같은 카스트만 결혼 할..
2012.06.19 -
짜파티와 짜이
⬆ 먹고 있던 짜파티가 부러웠는지 달라고 손을 내밀던 씨야. I. 나도 당신도 모르던 인도 시골, 아코르 3. 짜파티와 짜이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으나, 여행을 떠날 때 한국 음식을 바리바리 싸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언제나 현지식으로 적응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맛기행을 위해 떠나는 여행도 아니지만, 그 고집은 언제나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늘 한 달이 넘어가는 그 시기가 고비였다. 시큼한 김치, 구수한 된장 그리고 무엇보다 지글지글 판 위에 구워진 삼겹살과 소주 한 잔. 어찌 흐르는 피는 속일 수 없나 보다. 하지만 이 곳에선 모든 것이 불가능하기에 빠르게 단념하는 편이 정신건강에 이로웠다. 아코르 사람들은 한국이라는 나라를 알고 있었다. 중국 옆 조그마한 나라 정도로 인식하고..
2012.06.12 -
베니파티의 오아시스
⬆ 2010 베니파티의 해질녘 I. 나도 당신도 모르던 인도 시골, 아코르 2. 베니파티의 오아시스 난잡하게 붙어 있는 상점들 그리고 요상한 인도만의 거리 냄새, 빵빵거리는 자동차와 오토바이들, 한 꾸러미씩 머리에 이고 시장을 보는 사람 풍경이 어우러지는 모습들이다. 아코르로 들어갈 때와 나갈 때 마치 여권검사를 하는 이민국처럼 거쳐야 하는 곳이 바로 베니파티였다. 아코르에 머물 때면 언제나 일주일에 몇 번씩은 이곳을 와야만 한다. 하지만 그곳으로 향하는 길조차 쉽지 않았다. 베니파티로 나가는 방법은 합승택시를 이용하거나 걸어서 나가야 한다. 합승택시는 시간이 일정치 않아 언제 아코르에서 베니파티로 가는지 정확한 시간을 알 수 없었다. 소소한 생필품들이 필요할 때, 아이들을 위한 작은 선물들을 준비할 때..
2012.06.05 -
처음. 그 설렘과 두려움
⬆ 생각에 잠긴 2011년의 밀리. I. 나도 당신도 모르던 인도 시골, 아코르 1. 처음. 그 설렘과 두려움 인도를 여행하던 어느 날, 바라나시에서 한 인도인이 다가와 내게 얼굴이 슬퍼 보인다며 말을 건네왔다. 다른 인도인들과 다르지 않게 행색은 평범했지만, 그의 첫마디가 의미심장하게 말을 걸어온 것이었다. 빠르게 내 머릿속에는 ‘인도에도 사이비 종교가 있었나?’ 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사두를 사칭하고 다니는 사람이 많다고 알고 있었지만, 대부분은 구걸이나 관광객을 상대로 돈을 벌 목적으로 오렌지 빛깔의 사두의 복장을 하고 있어야 정상적이었다. 그러나 그는 사두의 복장과는 거리가 먼 청바지와 셔츠를 입고 있었다. 나는 그의 말을 무시한 채 나의 길을 걸었다. 걷다가 다시 그를 마주치게 되었다. 이..
2012.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