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되던 날 #6
2011. 9. 27. 16:32ㆍ일상다반사/오래되던 날
주르륵 한 차례 비가 내렸다. 그리고 밤이 찾아왔었고, 한 참이 흐른 후 짙은 안개가 찾아왔다.
아침의 상쾌한 공기속으로 다가오던 햇살은 흘러내렸던 빗방울의 흔적을 너스레 지우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나는 두려움이 가득하며, 을씨년 스러운 적막감이 휘몰아치는 그 곳에 한가운데 서있었다.
웃지도 울수도 없는 그 시간 앞에 나는 너무나 작은 존재였고,
또 외로움 한 가운데 서 있으면 너무나 큰 존재가 되었다.
나는 과거를 먹고 살아가고 있다. 기억, 추억, 흔적등등
하지만, 그것은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지나가면 또 새로운 것이 덮을 당연한 이치인데,
새로운 것이 나를 뒤덮기엔 내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모순에 빠져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천천히 보아야만 해. 급하지 않게, 반영되는 나 자신의 모습을 찾기 쉽지 않은 일이야.
어쩌면 희미하게 보일지도 몰라. 그래 명확해야만 꼭 올바른 것은 아니야."
틀안의 존재가 작게만 느껴저 기쁨을 불러오기엔 너무,
오래되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