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위로(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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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바다, 사막을 좋아해
바다를 좋아해.모래바다인 사막을 좋아해. 바다를 좋아했던 이유로 모래 먼지만이 가득한 사막에 푹 빠졌어.바다에서는 온 몸이 짠내로 젖어들지만, 사막에서는 땀과 모래로 젖어들어. 사막에는 길이 없어. 내가 가는 길이 곧 길이 되는 것이지. 신발 안으로 들어오는 모래 가득 차오르기도 하고, 넘어지기도 하고.모래언덕은 언제나 바람에 의해 그 길을 지우기도 하고 또 수월한 길을 터주기도 했지.해는 또 시시각각 사막의 얼굴색을 바꿔주기도 하지. 사막 위에 있으면 우리의 삶을 보여주는 것 같아.누군가 걸었던 길의 흔적을 따라 걷기도 하고, 전혀 새로운 길을 스스로 개척해 가야만 하지.가끔은 원하던 색을 볼 수 있지만, 또 원치는 않는 색들을 보이기도 하는 것이 우리의 인생일지도 몰라. 사막은 그랬어.늘 한결같이 있..
2012.04.16 -
캘리포니아, 나에게 쓰는 편지.
* 캘리포니아, 나에게 쓰는 편지 이어폰으로 흘러나오던 노랫말들이 멈췄다. 무한 반복을 하지 않았던 이유었을 것이다.계속 듣고 싶었던 원했던 음악소리가 흐리지 않았던 탓에 적지 않이 당황했어야 했고, 결국 이어폰을 귀에서 뽑아 버렸다.그러니 다른 소리가 들리더라. 새들이 지져귀는 소리, 개울에서 흘러가는 물자락소리, 또 흘러가는 구름사이로 수줍음을 감추지 못한 채 들려오던 바람의 소리까지. 그랬던 것이다. 한 곳만 보고 다른 곳을 보려하지 않았던 것 처럼. 귀에 꼽혀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던 노랫소리에만 집착한 채내손으로 그 뽑아버리는 과정이 쉽지 않았던 것이다. 다른 것일이 보이고 들리기 시작한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북쪽으로 수키로 떨어진 곳에 소노마라는 작은 도시가 있다. 이곳은 캘리포니아 와인으로 유명한..
2012.04.09 -
두가지의 충고
1. 서두르다 잃어버린 인도의 동북부. 다르질링이란 도시는 차 생산지로도 유명한 곳이다. 그리고 인도의 모습과는 조금 다른 면들을 볼 수 있었다. 해발고도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살인적인 인도의 여름 날씨 속에도 비교적 온화한 기후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새로운 인도를 만난다는 건 사실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고, 부랴부랴 짐을 챙겨 들고 그와 함께 길을 나섰다. 부산했던 다르질링 걷다가 그를 잃어버렸다. 아직 우리가 묵을 숙소도 정하지 못하고 인파가 북적거려 되는 그 다르질링의 거리에서. 그리고 택시 기사가 내게 흥정을 걸어온다. "네가 묵을 호텔로 데려다 주고, 내일 새벽 타이거 힐로 픽업서비스까지 할게요. 1000루피 주세요." 어처구니없는 가격을 부른 그와 나는 실랑이를 하고 있었고, 멀리서 내 친구..
2012.03.23 -
클레멘타인
"In a cavern, in a canyon Excavating for a mine Lived a miner forty-niner And his daughter, Clementine Oh, my darling, oh, my darling Oh, my darling Clementine You are lost and gone forever Dreadful sorry, Clementine 넓고 넓은 바닷가에 오막살이 집한 채 고기 잡는 아버지와 철모르는 딸있네 내 사랑아 내 사랑아 나의 사랑 클레멘타인 늙은애비 혼자두고 영영어디 갔느냐" 어린 시절이었다. 알파벳도 잘 기억을 못할 만큼 배움이 짧았던 어머니는 내 귓가에 대고 늘 이 노래를 불러주고 꼭 안아주셨다. 영어로 한 번, 한국어로 한 번. 그렇게 마치..
2012.03.21 -
한마디 위로가 필요했던 너에게
화창함이 지차다 싶을 정도의 지난 일요일. 오랜만에 서점을 들렀어. 인도를 다녀왔고, 그 후 나름 바쁜 일상들을 보내야만 했어. 이런 저런 핑계로 미뤄왔던 책들을 구입하기 위해 서점을 들렀던 것이지. 필요하고 읽고 싶었던 책을 두툼하게 구입하고 계산대로 발걸음을 옮기던 찰나. 부동의 베스트셀러로 각인 되던, 600쇄가 넘게 팔린 책의 내용이 궁금해서 그 한 권을 더 손에 넣었어. 집에 구입해 온 책들을 보다가 먼저 평소 읽던 책을 벌써 2권을 읽어내려 갔지. 그러다가 다음 책을 읽으려고 손에 잡았는데, 그 책이 바로 부동의 베스트셀러였던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이었어. 내가 책을 한 번 손에 잡으면 만사를 제쳐두고 빠져 읽게 되는 탓에 그 책을 몇 시간 만에 읽어내려 갔지. 참 공감되고 아픈 청춘을 ..
2012.02.22 -
언젠가는 잊혀져.
손을 받쳐들고 먹어야 할 것 같은 아주 허름한 식당에서 곰치국 한 그릇을 비우고 나왔다. 습관처럼 주머니로 손을 가져가 담배를 찾는다. 그리고 딸깍 라이터로 불을 붙혔다. 나의 폣속 깊이 담배 연기는 다시 세상밖으로 토하듯 흘러나왔다. 끝없이 펼치진 바다는 시리듯한 하늘과 빛깔의 조화를 이루고 있던 오후. 특별할 것 없는 오후가 시작된 것이다. 걷는다.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이 이어진 길위에 나는 서 있었다. 마치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나약한 인간의 모습으로 태어난 것 처럼. 무심한 파도는 하얀 물거품으로 다시 되돌아가곤 했다. 하지만 평범하기 짝이 없을 듯한 파도는 가끔 성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마치 '나는 그리 호락호락한 놈이 아니다!'라고 시위라도 하듯. 얼마나 파도가 높았을까? 방파제 앞 ..
2012.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