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란한 일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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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질녘 시간은 언제나 외로움이다.

    해질녘. 낮 동안 뜨거웠던 열정이 서서히 식어가는 시간이다. 삼삼오오 뛰어놀던 아이들은 엄마가 부르는 소리에 어두워진 틈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여행자는 언제나 그렇듯, 해질녘 시간이 가장 외로운 시간이었다. 그때는 딱히 할 일도 없었고, 누구 하나 반겨주는 이가 없었으니까. 하루종일 해변에 앉아 파도만 바라봤던 날도, 아이들과 신나게 뛰어놀던 날도, 숨이 가뿔정도의 고산을 오르던 날도, 카메라를 들고 뭔가에 열중했던 날도... 그렇게 여행의 모든 시간은 외로운 시간이었다. 하지만, 일몰 앞에서 주최할 수 없는 감정의 덩어리들은 평소의 외로움과는 비교할 수 없게 만들어버렸다. 아무도 나를 찾지 않는 그 날, 그 시간 앞에서...

    2011.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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