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kon D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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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라플란드] 기다리면 기회는 온다.
사리셀카에 도착했던 날, 날씨는 눈보라가 휘몰아쳤다. 다음 날 아침, 사리셀카 국립공원은 통제하고 있었고,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하늘만 바라보았다. 아침 7시 해가 뜨지 않은 시간이었다. 몇 번이고 물었다. "산 위에 올라갈 수 없나요? 정말 올라가고 싶어요." "날씨가 좋지 않아요. 비록 눈은 그쳤지만, 산 위는 더 추울 거에요.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타는 건 어때요?" 무슨 이유였는지 올라야겠다는 집착은 지울 수 없었다. 기다려보기로 한다. 이러다 사리셀카 국립공원 정상에서 일출을 볼 수 없을 것만 같은 생각이 엄습해온다. 다시 물어본다. 결국, 그들도 포기했는지, 지도와 나침반을 빌려준다. 드디어 산을 향해 올라간다. 안개로 어둠이 가지 않은 시야 그리고 눈 쌓인 산길은 허리까지 내 몸이 ..
2011.06.01 -
아코르의 초입, 베니파티.
인도 비하르의 북부 마을 아코르로 가기 위해선 몇몇 도시를 거쳐야 한다. 델리에서 출발하면, 두가지 기차 노선을 이용할 수 있다. 델리~켈커타 라인과 델리~바라나시 라인(이 라인은 필수적으로 갈아타야합니다)이다. 아코르는 작은 마을이기에 기차노선은 당연히 없다. 물론 버스도 없다. 보통은 마두바니 역에서 내려 다시 버스를 타고 베니파티로 온다.(물론 다르방가역에서 내릴 수도 있다) 델리출발 약 28~32시간의 여정, 그러면 베니파티로 입성할 수 있다. 아코르로 가려면 여기서 또 미니버스로 2시간. 아코르로 들어가기전 베니파티는 내게 아주 중요한 장소다. 현금이 필요할 시 ATM도 유일하게 존재했으며(지난 번에 갔을때 서비스 중지되었다.), 아이들에게 시원한 음료수를 사주기위해 나왔어야 했으며, 생필품이나..
2011.05.31 -
아코르(Akaunr)의 소녀, 안수(Ansu)를 떠올리며...
처음 방문했을때 안수는 13살 지금은 15살이 되었을 안수를 떠올린다. 수줍음이 많아서였는지, 처음 아코르를 방문했을때부터 자주 마주칠 기회가 없었다. 언제나 숨어서 나를 보고 있었고, 흔하게 사진 한장 찍어주지 못했다. 다시 방문했을 때였다. 사진을 한 꾸러미 풀어놓고 각자의 사진을 찾아 나누어 주었는데, 안수 혼자 찍은 사진은 한 장도 없었다. 조금은 안타까워하는 얼굴을 느낄 수 있었다. 가족 사진은 줄을 만들어 사진을 다 걸어놓았었는데, 물끄러미 보다가 자신의 사진이 없었는지 실망했었나보다. 처음 이미지를 떠올려보면 이제 다 큰 처녀구나 이런 생각으로 아이들과 장난 칠때도 늘 뒷전이었고, 소소하게 과자를 나눠 먹을때도 늘 뒷전이었던 안수였다. 처음과는 다르게 아코르에 머무는 시간도 길어지고, 자연스..
2011.05.21 -
[낯선, 라플란드] Story 3. 어제 같은 오늘, 오늘 같은 어제
Story 3. 다시 해가 뜨지 않은 설전을 걸었다. 어제와 똑같은 풍경 그리고 공기를 가진 것 같은 오늘이지만, 지금 숨 쉬고 있는 시간은 어제가 아닌 오늘이다. 혹시나 기대했다. 어제 본 순록을 다시 볼 수 있을까 하고... 역시 어제가 아니었다. 오늘은 어제와 다르게 이어폰을 귀에 넣었다. 이어폰을 타고 흐르는 흘러간 가요. 그렇게 지금을 살아가지만, 어제를 기억하고 또 흘러나오는 음악으로 그 시절을 추억하며 나는 과거로의 길을 걷고 있었다. 결국 늘 과거만을 그리워하고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 시간안에서 행복했던 날들, 잊기 싫은 그 시간들만 늘 그리워 시간을 그렇게 속이고 싶었나 보다. 단순해야 하는데, 다시 복잡해진다. 여전히 시간은 흐르고 있지만, 해가 언제 인사를 건네 올지 전혀 예측할..
2011.05.11 -
한국의 비에이(美瑛), 안성목장
눈이 내리던 비에이를 기억해. 그곳과 똑 닮은 곳이 바로 이곳이야. 왜 몰랐을까? 아니 알고 있었으면서 왜 생각해내지 못했을까? 두번이나 갔었었는데... 보고자 하는 것은 늘 그 곳에 있기만을 바랐기 때문일지도 몰라. 다시, 눈오던 비에이에서 기억들이 안개속에서 떠오르기에 충분했어. 언젠가 다시 생각나면 또 그곳으로 향할지도 모르겠어... http://bkinside.tistory.com/633
2011.05.09 -
[어린이날 특집] 아코르의 아이들
5월은 가정의 달이며, 어린이의 달이라고 합니다. 비록 5월 5일은 소파 방정환 선생이 만드신 한국의 어린이날입니다. 아코르의 아이들이 생각 났습니다. 5월의 인도 아코르는 찌는 듯한 더위가 엄습합니다. 선풍기도 없고 에어컨은 존재하지 않지요. 전기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아이들은 언제나 밝습니다. 주어진 삶에 순응하는 법을 먼저 터득한 것일까요? 하지만, 어린이는 어린이인가 봅니다. 기억이 납니다. 언제나 개구쟁이처럼 뛰어놀던 아이들은 신기한 카메라 앞에 서기를 주저 없이 반기고 있었습니다. 대도시를 한 번도 못 가본 아이들, 세상 밖으로 나가지 못한 아이들은 카메라가 이렇게 큰 것이 있구나 하는 호기심 또한 발동합니다. 수 많은 아이들에게 한 장씩 찍어주겠다고 했더니, 끊임없는 줄이 이어져 있었습니다...
2011.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