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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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방향, 그리고 자존심.
시초가 궁금하다.내 안에 "자존심은 목숨과 같은 것이다."라고 아마 오래전 부터 쌓여왔던 편린된 생각의 한 축이지 않을까 싶다.윤동주 시인의 한점 부끄럼 없는 삶도 동경의 대상이지만, 거기까지 미치지 못했더라도 스스로가 지켜오는 품위를 깎으며 살수 없으니까.그렇게 들어왔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존중해야한다. 가까울수록 어렵다고 했다. 맞다. 옛말 그른 것 하나 없다. 한마디의 말에 사람을 여럿 죽일이수도 지킬수도 있다. 오래전 부터 알고있던 서희 장군의 거란족을 물리치던 담판의 역사를 잊을 순 없지 않은가? 무엇을 위해 산다고 한다며, 살아가는 인간의 존엄과 존중이 영위될 수 있는 삶을 보장하는 것. 지금의 발걸음은 어디로 내딛었으며, 어떤 말을 내뱉었는가?흔히들 말한다. 뚫린 입이라고 함무로 떠들지 말라..
2017.05.19 -
오래된 마음
그랬다. 9년 즈음이었나? 한 여름 파리를 걸으며 생각한 적이 있었다. "이곳 파리의 가을은 어떨까? 여기서 트렌치 코트를 입고, 바게트로 점심 먹고, 자전거로 이동하면서 아침 센강을 조깅하면서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 막연하게 만들어둔 뜬구름 같았던 생각은 정처없이 떠돌이 여행자로 오랜 시간을 보내게 했었다. 그리고 지금, 전혀 파리스럽지도 않고 늘 한여름 같은 곳.동남아 끝자락의 작은 섬, 도시국가인 싱가포르에서 멋진 트렌치코트는 상상속에 맡긴 채 한단 접어올린 반바지와 조금은 늘어진 폴로 티셔츠를 입은 채 공유자전거를 타고 땀을 흘리곤 한다.아침으로 호숫가를 조깅을 하고, 정해진 시간에 책을 읽기도 하며, 사진도 찍곤한다. 또 바게트는 아니지만 시끌벅적한 호커센터에서 맥주를 곁들인 로컬 푸트를..
2017.05.17 -
너에게 #2
어슴푸레한 빛 사이로 깨지 않은 두 눈을 비비고 올랐었어. 한번 즈음은 생각했었어, 늘 오아시스 같은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세상 끝에 혼자 서있게 되면 그것이 두려워 또 다른 망각으로 버텨야만 했겠지. 그래도 어떤 환경 속에서도 나에게 올 너를 알기에, 나는 비록 큰 기쁨으로 다가오는 오아시스 같은 존재는 아니더라도 해 질 녘 그 따사로움과 차분함으로 맞아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지금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불어오고 있어. 너에게,_페루, 와카치나.
2015.09.02 -
너에게 #1
그렇게 분주함이 식었던 시간, 어둠 속에 일렁이던 파도는 말을 이어가지 못하게 만들었었지. 다시라는 혹은 다음이라는 시간을 기대한 채, 마주했던 시간은 또 한 발짝 내딛는 어둠 속 산책로를 걷는 발걸음 속으로 옅어져갔을 테야. 들어볼래? 세상에 수많은 색들이 있어. 결국 다른 색을 가지고 표현하며 살아가지. 그것들 사이에선 상당히 비슷한 녀석도 있고, 전혀 달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것들도 공존하고 있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비슷하게 만들어주는 색을 찾으라면 단연코 검정이야. 빛에 가려진, 보이지 못 했던 검정. 나뭇잎 사이로 어둠만이 존재했던 공원의 검정. 또 표현되지 못 했던 마음 깊은 곳의 검정. 불쑥 불쑥 찾아오던 상처받은 기분도 감정의 검정으로 아스라이 사라지고 언제나 변함없는 흔들림 없는..
2015.08.31 -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대로 의미가 있는 거야.
크기가 맞지 않는 볼트와 너트를 억지로 끼우려는 것처럼, 뭔가 잘되지 않는 것들은 그 나름대로 이유가 있어. 다음에 잘 맞았을 존재를 만났을 때를 대비해 원래 자신의 모습이 부서지면 안되는 것이니까. 오늘을 너무 절망할 필요 없이 안 되면 안 되는 대로 버티고 기다려보는 것도 작은 기쁨의 한 방법이지.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대로 의미가 있는 거야. 그러니 너무 마음 다치지 마.
2015.03.05 -
흔한 위로.
내일의 태양은 내일 다시 떠오를지니, 그리 실망하거나 좌절하지말지어라.라고 흔하디흔한 위로가 힘이 될 수 있기를.바로 오늘 여기가 최고의 시간과 장소이기를. 그리고, 당신이 최고의 사람이기를!
2015.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