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현실 문제를 담고 있어야 한다.

2010. 11. 5. 09:31여행/포토에세이



































화려하고, 예쁘고, 아름다운 사진은 분명 중요하다. 그리고 꼭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가끔 그런 현실과 사실을 무시한 채, 화려함만을 쫓고 있는 것은 아닐까?

몇번의 언론사(물론 메이저 언론사는 아니다.)와 몇번의 출판사에서 대답은

"사진의 퀄리티는 좋은데...(립서비스일지 모르겠다.)  네임밸류 없는 신예작가가 너무 무거운 주제로 접근하려한다, 클라이언트는 그런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예쁜색감, 아름다운 사진 그것이 아니면 나도 이렇게 찍을 수 있게 만들어줄 실용서이지, 한번쯤 옆을 보고 도울수 있는 여유로운 대한민국의 사람들이 아니다"

라는 충고도 받았다.

그들이 원하는 건 돈이지만, 내가 피력하고 싶은건 "돈을 주세요"가 아니다.
이 나라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사람도 삶이 녹록치 않고 버겁게 살아가고 있음을 알지만, 그 보다 더 못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현실을 자신의 행복과 탐욕으로 뒤덮으려고 하는 건 아닌가 씁쓸한 생각도 들었다.

사진은 지금 춘추전국이라는 시대를 맞이하였고, 찍는 사람, 감상하는 사람이 하나가 된 마치 컨슈머와 같은 개념과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으며, 또한 누구나 쉽고 편히 사용할 수 있는 카메라가 봇물처럼 쏟아져 나온 탓도 한 몫 했을 것이다

.

"사진은 아룸다움을 창조하지만 고갈시키기도 한다. 예컨대 저 아름다운 자연도 지칠 줄 모르는 아마추어 사진광들의 손길에 푸릎을 굽히지 않았던가. 이렇듯 이미지가 범람하게 되면 저녁놀조차 진부해져 보이는 법이다. 슬프게도 오늘날 저녁놀은 사진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미국에서는 글로 된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증오에 가까울 만큼 의심하는 경향이 있다. 젊은이들은 외화의 자막이나 음반 겉면에 씌어진 광고문조차 읽기 싫어한다. 글이 적고 사진이 많은 책을 선호하는 새로운 경향이 생긴것도 부분적으로는 이 때문이다.(물론 사진자체도 스스로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사진, 즉 솜씨 없이 즉석에서 찍은 거친 사진 - 이른바 '反사진'이 훨씬 더 위세를 떨치고있다.)"

- 수잔 손택 On Photography 中에서...

이런 구절이 떠올랐다. 나도 그 아름다운 저녁놀을 사진처럼 만들고 있는건 아닌지, 내 사진이 아직은 그 反사진에 속하는 사진이 아닌지 진지하게 고민을 해보아야 할 시간인거 같다는 생각이 뇌리에 깊이 새겨지고 있는 시점이다.  내가 무엇을 향해 달려가고 있으며, 내가 지금 무엇을 위해 사진을 찍으려는지에 대한 의문은 감당할 수 없는 무게감으로 내 머리를 치고 있는 것다.

소통이란 주제가 요즘 여간 이슈가 아니다. 소통의 기본은 상대를 인정해야한다고 한다.  자신의 생각이 모두 타인의 생각과 같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것 부터가 소통이 불통으로 가는 길이라고 한다.  상대성을 인정 하지 않았나 하는 자만감도 있었는지 모르겠다.  혹자는 사진을 주관적인 것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동의 할 수 없다. 사진은 주관적인 것이 아니다. 카메라의 특성상 주관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으나, 감상자라고 해야할까? 수렴자라고 해야할까? 사진을 받아들이는 사람에게 소통이 되지 않으면 그것은 위에 말한 反사진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진은 주관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찍는 사진가와 그것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이는 클라이언트간의 대화이고 주관적 객관화. 즉 소통인 것이다.  그런 의미로 나는 소통의 부재가 아닌가 반성을 해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사진은 현실 문제를 담고 있어야 한다.  그것이 이 시대의 사진가에게 내려진 책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화려함과 겉모습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사람의 현재의 모습은, 그 짧은 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으며, 그 기쁨, 슬픔, 행복, 사랑... 이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사람을 통해 나타나기 때문이다.  또 우리가 공감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임을 인식해야 하기 때문이다.





 
@캄보디아 KVAV마을에서 $2는 10여명의 아이들이 한끼 식사를 할 수 있는 큰 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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