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남편이 안녕해서 안녕해요. @아코르2011

2012. 1. 4. 14:31Akaunr Story/2011 Akaunr









"아이들과 남편이 안녕해서 안녕해요."

로쉬니 다비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고, 학교도 다니지 못했다. 17년 전 늦은 나이에 시집을 올 수 밖에 없었던 이유였다.
그래서 결혼 20년이 다 되도록 외출 한 번이 자유롭지 못했고, 늘 일은 했지만 당장 돈이 되는 일은 아니었다.
그래도 요즘은 조금 형편이 나아졌다. 비록 소작농이지만 우리가 직접 경작해서 우리가 먹을 쌀과 밀가루를 재배할 수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조금 편해진 것이다. 아이들이 크게 아픈 곳이 없어 행복하다.  남편은 돈을 벌겠다고 늘 대도시에 전전긍긍했다. 하지만, 큰 돈을 벌지 못했고, 10여년전 시아버지가 사놓은 땅에 돈을 빌려 벽돌집을 지은 것이 전부다. 하지만 남편이 아프지 않고 건강해서 행복하다.

요즘은 다시 걱정이 들기 시작한다. 이제 3년 후면 안수를 시집 보내야 하는데, 모아둔 돈이 없어 그것만 생각하면 늘 눈물이 난다.
마을의 다른 사람들이 늘 조롱하듯 말한다. "집에 돈은 있나? 안수 시집 보낼때가 되어가지" 그러면 다시 혼자 눈물을 흘리곤 한다.
남편한테 보여주고 싶지 않은 것이 내 눈물이다. 하지만, 요즘은 통제가 되지 않는다.

남편은 늘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아이들은 내 걱정을 모른다. 그리고 몰라야 한다.
그래도 예전처럼 가족이 떨어지지 않고 눈을 뜨면 남편이 잠들어 있고, 언제든지 볼 수 있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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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에 감사하며,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걱정이 많아진 로쉬니.
어쩌면 우리의 평범한 아이 셋을 키우는 가정주부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작은 것으로 부터 존재하는 행복은 가족이라는 테두리안에서 점점 무르익어가는 것이 당연한 이치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이 시대를 살며 고민하고 걱정하고 괴로워 하지만, 정작 자신의 옆에 작은 행복은 보지 않고 살아가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