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기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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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조건
그 날. 길을 떠나온지 며칠 째 비가내리지 않았지만 그 높은 호수에는 비가 내릴 조짐이 보였다. 날렵하게 생긴 배를 통째 빌려 타고 해가 떠오르기 전에 출발했다. 어둑했던 그 호숫가 위의 하늘은 내 마음의 걱정을 만들어 두기에 충분했던 시간이었다.멀리 구름 위로 보일랑 말랑 하던 해는 구름의 기운에 짓눌려 결국 그 모습을 내게 보여주지 못했고, 비라는 슬픔의 대변자에게 오늘이라는 시간 앞에 드러내지 못하는 줄로 알았다. 내가 탔던 배는 사람의 힘과 비견되지 않은 마력으로 환산 할 수 있는 강력한 일본산 엔진을 장착한 기계 그 자체였다. 그 기계는 지름이 20여km나 되는 인레 호수 곳곳으로 나를 안내했지만, 내 마음은 편치 못했다. 날씨도 음산했고, 흩날리는 빗방울이 마음 한 구석을 불행한 사람으로 만들..
2012.11.20 -
아코르(Akaunr)의 소녀, 안수(Ansu)를 떠올리며...
처음 방문했을때 안수는 13살 지금은 15살이 되었을 안수를 떠올린다. 수줍음이 많아서였는지, 처음 아코르를 방문했을때부터 자주 마주칠 기회가 없었다. 언제나 숨어서 나를 보고 있었고, 흔하게 사진 한장 찍어주지 못했다. 다시 방문했을 때였다. 사진을 한 꾸러미 풀어놓고 각자의 사진을 찾아 나누어 주었는데, 안수 혼자 찍은 사진은 한 장도 없었다. 조금은 안타까워하는 얼굴을 느낄 수 있었다. 가족 사진은 줄을 만들어 사진을 다 걸어놓았었는데, 물끄러미 보다가 자신의 사진이 없었는지 실망했었나보다. 처음 이미지를 떠올려보면 이제 다 큰 처녀구나 이런 생각으로 아이들과 장난 칠때도 늘 뒷전이었고, 소소하게 과자를 나눠 먹을때도 늘 뒷전이었던 안수였다. 처음과는 다르게 아코르에 머무는 시간도 길어지고, 자연스..
2011.05.21 -
얘야, 가난은 죄가 아니란다.
가난은 죄가 아니다. 이 말은 참 오래전부터 많이 들어왔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말이다. 사람이 태어남에 대한 선택권은 없다. 내가 원한다고 해서 부잣집에서 태어날 수 없는 노릇이고, 내가 싫다고 해서 가난한 부모 밑에서 태어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니까.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선택할 수 있는 권리와 선택할 수 없는 의무를 지니며 살아간다. 그것이 우리의 인생의 굴레이며, 불교에서는 인연의 윤회라고 설명하고 있었다. 칼 마르크스가 그것을 타파하기 위해 공산주의 이론을 들고 나왔을때, 모두들 이 이론이야 말로 모두가 평등해 질 수 있는 유일한 제도적 장치라고 열광했다. 100년이 흐른 지금 어떤가? 마르크스는 단 한가지를 간과했다. 그것은 바로 사람의 욕심! 욕심으로 인해 모두가 톱니바퀴처럼 맞아떨어질..
2010.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