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함으로부터. 사진전을 마치며.

2013. 4. 14. 10:41일상다반사






어린 시절이었습니다.

김치를 너무 먹고 싶었어요. 언제나 간장밥이었지요. 

남들 다 다니는 유치원을 다니고 싶었습니다. 유치원을 못 다녔어요.

울며불며, 엄마한테 유치원 보내달라고 때 썼습니다. 결국 못 다녔어요.

한글은 아버지께 배웠습니다. 영어 철자는 중학교 다니면서 정규 수업시간에 배웠습니다.

초등학교를 1년 쉬었습니다. 

제 나이에 믿기 힘드시겠지만, 저는 그런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아코르에 갔었어요.

저는 참 행복했던 시절을 보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같이 웃었고, 같이 울었고, 같이 즐기고, 같이 고민했습니다.


지금 1년 전부터 아프리카를 가겠다고 다짐했던 것이 경제적인 이유로 또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남들은 저 사람 쉽게 여행 다니구나 생각했을지 몰라도 단 한 번도 쉽지 않게 다녔습니다.

여행이 아니라 제2의 아코르, 제3의 아코르를 찾는 것이 제 사진의 사명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많은 도움을 주진 못했하겠지만,

함께 웃고 울고 할 수 있는 곳을 찾아 떠났던 건 사실입니다.


그랬습니다.

40여일을 준비하며, 사진을 선택할 당시

자의적으로 모든 것을 다 보여주진 못한 것 인정합니다.

유니세프와 함께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이들 사진 위주로 선택한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비난의 이유가 된다면, 달게 받겠습니다.

하지만, 여러분께 함께 해달라고 사정했습니다.

지금 제가 제 어린 시절처럼 살지 않고 여러분도 커피 마시러 다니며 2천원 3천원 혹 1만원은 쉽게 쓰잖아요.

조금만 보살피면 저처럼 어린 시절을 아이들에게 느끼게 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카메라를 처음 잡고 떠날 때. 그리고 소요되는 감정의 동선을 느끼는 지금.

언제나 똑같은 마음입니다.


찾아주시고 관심 둬 주신 분들께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감사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저 사람 참 감성적이다.', '저 사람 여잔가?' 뭐 가타부타 저를 보지 못했던 사람들은 그런 말들을 많이 해주셨어요.

그리 우울하지 않고, 그리 감성적이지 않고, 그리 여성적이지 않고, 그리 쿨하지는 못합니다.

작은 말에 상처받고, 작은 행동에 돌아서서 울어야 했던. 뭐 그런 사람입니다.

저는 살아오며 상처들이 많은 탓에 스스로를 지키고자 하는 본능이 강합니다.

그것이 조금은 이기적으로 비춰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많은 오해들은 다 풀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밀리야...

미안하다. 미안하다.

삼촌이 약했기 때문이야.

그렇게 너를 외롭게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또 너를 외롭게 만들었구나.

이 미안함을 어찌 너에게 다시 전달 할 수 있겠니.

언젠가 다시 내가 너를 찾을 수 있다면, 

그때 또 이런 감정들이 너를 외롭게 만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파오는구나.

너를 ... 널...

난 어찌 해야할까?

미안하구나. 그저 미안하다는 마음 밖에...

웃게 만들 수 있어던 짧은 시간이 내겐 너무 행복했던 시간이었고,

그러지 못하는 지금, 혼자 아쉬움을 달래야 하는 지금.


밀리야. 처음 너를 봤을 때 너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는데.

결국...

이제 다시 너를 외롭게 하지 않을게. 내가 너에게 사라짐이 너를 네 스스로 현실에서 버틸 수 있는 힘이 되길 바란다.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어제의 기억과 추억이 짧은 기쁨과 행복이었기를 바라며."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사소함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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