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오래되던 날(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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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되던 날 #6
주르륵 한 차례 비가 내렸다. 그리고 밤이 찾아왔었고, 한 참이 흐른 후 짙은 안개가 찾아왔다. 아침의 상쾌한 공기속으로 다가오던 햇살은 흘러내렸던 빗방울의 흔적을 너스레 지우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나는 두려움이 가득하며, 을씨년 스러운 적막감이 휘몰아치는 그 곳에 한가운데 서있었다. 웃지도 울수도 없는 그 시간 앞에 나는 너무나 작은 존재였고, 또 외로움 한 가운데 서 있으면 너무나 큰 존재가 되었다. 나는 과거를 먹고 살아가고 있다. 기억, 추억, 흔적등등 하지만, 그것은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지나가면 또 새로운 것이 덮을 당연한 이치인데, 새로운 것이 나를 뒤덮기엔 내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모순에 빠져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천천히 보아야만 해. 급하지 않게, 반영되는 나 자신의 모습을 찾기..
2011.09.27 -
오래되던 날 #5
살아가는 날들 속에 눈이 부시도록 화려한 빛을 본 적은 그때까지 없었어. 떨리던 가슴을 주체하지 못해 식은 땀을 흘려했었던 것처럼 설마 아닐꺼라 자신을 합리화 시켰었지. 오늘 날아오르던 그 빛은 그때의 너의 투명했던 눈빛과 나의 뜨거운 가슴과 같았었어. 아려한 추억이라 말하기에도 부족한 그 시절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 흘러간 바람 속의 구름처럼 지나갔지. 끝없이 맑은 하늘을 보이기도 답답한 구름이 뒤덮던 날들 속에, 투명한 너의 눈빛을 느껴본지 너무, 오래 되던 날.
2011.09.19 -
오래되던 날 #4
조금은 시간을 거슬러 보려해. 어짜피 모든 것은 상상속에 존재 하는 것이니까. 어떤 말도 내게 아무 것도 위로가 되지 않을때가 있어. 그건 마음 속에서도 양보 할 수 없는 절대적인 것이기 때문이었을까. 그래, 아주 오래 전 간절히 기도도 하고 하염없이 울어 본 날이 많았지. 하지만 아무 것도 바뀌지 않았어. 다시 볼 수 있을까하는 그 작은 바람은 언제나 눈물이라는 좌절로 돌아왔지. 그래서 믿음이라는 놈을 믿을 수 없었던 거야. 시간이 흐르고 또 흘렀어. 초침이 째깍째깍 한 바퀴를 돌고, 분침이 성큼성큼 한 바퀴를 돌아, 시간이라는 놈도 믿음이라는 놈과 함께 나를 기다리지 못하고 달려갔어. 어떤 날은 그 놈들을 잡아보기 위해 안간힘을 썼고, 작은 존재감도 찾기 힘들때도 있었지. 서운한 마음도, 찢어지는 마..
2011.09.07 -
오래되던 날 #3
시간이 참 빨리 지나갔지. 모든 것은 마치 환영이나 꿈처럼 지나갔어. 잡으려고 했던 시간들, 하지만 이미 흘러버리고 난 후였어. 피하고 싶었던 순간들, 하지만 이미 다가와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었어. 무엇이 그렇게 집착하게 만들었는지 아직도 모르겠어. 여전히 나는 미지의 세계에 살고 있는 것만 같았지. 같았던 것 뿐, 분명 현실은 있었어. 인지하고 있었던 현실들은 막으려해도 다가왔고, 잡으려해도 떠나버렸지. 분명한 건, 혼란스러운 모습들이 산재한 우리의 현실속에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야.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무엇을 향해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 걸까? 그런 고민들이 자신을 괴롭히기 시작한지 너무, 오래되던 날. P.S _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에요. 보여지고 있다는 건 어쩌면 자신을 속이고..
2011.07.10 -
오래되던 날 #2
봄이 지나 여름이 오는 길목. 언제나 두 손 꼭잡고 걸었지. 어떤 날은 하늘의 별 빛이 반짝였고, 어떤 날에는 산들바람이 불어왔었고, 어떤 날에는 하늘이 눈물 흘렸던 날. 별이 빛나는 밤 그대와 손을 잡고 걸어본 나날들이 너무, 오래되던 날.
2011.06.10 -
오래되던 날 #1
언젠가 처음은 있었지. 떠올리곤 해. 그 처음의 그 때를... 적지 않은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채, 이곳까지 오게되었어. 어떻게 하겠어? 이미 돌아가기엔 너무 늦은 것을... 그래도 지금 모습 그대로 또 존재의 의미를 가질 수 있을께야. 처음이었던 것이 너무, 오래되던 날.
2011.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