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겨울의 옥토버페스트

2011. 2. 26. 23:55일상다반사/여행 이면




























옥토버페스트를 아세요?
독일의 최대 축제이지요. 독일 남부 지방 뮌헨에서 9월에 열립니다. 겨울에 여행을 하시는 분들은 옥토버페스트와 비슷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호프브로이하우스를 방문하곤 합니다. 마치 겨울에도 옥토버페스트와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거든요.
뮌헨에서 마지막날 저도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마들린과 앤디가 함께 저와 찾았지요.  친구들 플로리안과 알렉산더도 함께요.
하지만, 평일에 호프브로이하우스에서 바바리안을 만나기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이 관광객이라고 보시면 된다고 하더군요.  막상 가보니 주위 사람들에게 어디서 왔냐고 하니 정말 국적들이 다양했습니다. 
이 날은 친구들이 전통의상을 입고 찾았습니다. 호프브로이하우스를 찾은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기도 했으며, 지하철에서도 다들 재미있게 보더군요.  미안해서 어쩔 줄 몰랐습니다.

단 한명의 저를 위해, 옥토버페스트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사실 저를 놀라게 한 것은 결혼식에서 시작됩니다.

하객들 대부분은 저를 알고 있었고, 언제나 친절히 저를 대해주었지요.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었지만, 마치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어색함을 모르고, 결혼식을 지켜보았습니다.
파티가 한참 지나, 프리젠테이션으로 여러 하객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화면에 질문이 나오는데, 떡 하니 익숙한 한글이 나옵니다.
번역이 조금 어색하지만, 그 가슴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감동은 어찌 막을 수 가 없었습니다.
영어로 번역해도 되었을텐데, 굳이 한국어로 변역해주는 수고로움에서, 저는 진한 무언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또한 단 한명의 한국인인 저를 위한 배려에서 나오는 것이겠지요.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 하루에 모든 것이 사랑이 있고, 감동이 있습니다. 그 작은 것은 우리는 쉽게 찾으려 하지도 않을 뿐더러, 무시하고 살고 있는 듯 합니다.

감동이라는 것은 아주 큰 것에서 다가오는 것이 아니고, 아주 사소하고 작은 것에서 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우리는 늘 잊고 사는 것이지요.  하루 하루 누군가를 위해 음식을 만드는 마음도, 아주 사소한 배려들도 그 모두가 감동으로 승화된다는 것을 가끔 당연하시 여기는 생각이 우리 주변에 널린 사랑과 감동을 멀어지게 하는 것 아닐까요?

크나큰 감동을 가슴 깊이 느끼며 저는 아주 건강히 잘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한 동안 그들을 많이 그리워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일상다반사 > 여행 이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외로운 이젠(Kawah Ijen)에서...  (20) 2011.08.03
생에 처음, 나를 위한 Activity  (21) 2011.02.12
유럽에 있어도, 파리가 그립다.  (10) 2011.02.08
혼자만의 겨울  (18) 2011.01.29
얼어버린 카메라.  (18) 2011.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