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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한 일상들

그는 Photographer다. 본문

여행/포토에세이

그는 Photographer다.

비케이 소울 2011.07.19 08:05












인도네시아 동남부, 빵안다란(Pangandaran)의 해변을 거닐었다. 
낮에 내려쬐는 태양이 두려운지 모두들 아침부터 비치가 떠들썩했다.
카메라를 한 쪽 어께에 울러메고 5km정도를 걸어본다. 조용한 곳도, 떠들썩한 곳도 모두 사람이 존재하는 곳이다.

아이가 신나게 놀고 있길래, 가까이 다가가 인사를 하고 옆에서 앉아 웃어본다.
내 카메라를 보고는 사진을 안찍냐고 온갓 표정을 다 지어보던 아이.
몇 장의 셔터는 눌러졌고, 모니터상으로 자신의 모습을 본 아이는 빙그레 웃었다. 그것으로 성에 차지 않았나보다.
엄마인지 누나인지, 함께 온 이들을 부르고 모두 모여 지나가는 사진사 아저씨를 불러 세운다. 그리곤 사진에 또 찍힌다.

나는 한 발 물러서 지켜보았다. 한 장의 사진이 아닌 몇 장의 사진을 고객에게 내민다.
서로의 대화가 오고간다. 그리곤 뒤에 메고 있던 즉석프린터로 인화해준다. 여기에서 사진사와 고객이 합의점을 찾았다는 것이겠지.
내 사진은 마음에 들지 않았을까? 나도 한 장 뽑아줄 수 있었으면 이란 생각이 잠깐 떠올랐다. 하지만, 그것은 그의 영역을 침범한다는
생각이 들어 쓸려오던 파도와 함께 그 생각도 지워졌다.
작년이었던가? 인천 월미도에서 사진 한 장에 1천원에 찍어주는 즉석 사진관(사진관이라기 보단...음...)을 보았다. 
같은 것이겠지? 여기서도 그 사진사는 다를테고 카메라도 다르지만, 추억을 우리 돈 650원에 팔았다.
그는 분명 Photographer였다. 그는 돈을 받고 그들에게 추억 한 장을 남겨주는 뚜렷한 목적이 있는 사진가였다.


과연 나는 무엇을 팔려고 사진을 찍는 것일까? 정말 팔려는 목적이 있을까? 짧은 산책에 많은 생각들이 오고 갔다.
과연, 과연 나는 무엇을 위해 사진을 찍는 것일까? 여전히 숙제로 남은 채. 다시 길을 재촉했다.
그리고 여기 그 아이의 추억을 나도 한 장 남겨두고 또 나는 나의 길로 향해야겠다.
무언가 되고 싶던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하기 위한 시작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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