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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한 일상들

세도나, 치유의 길 본문

나를 위한 위로

세도나, 치유의 길

비케이 소울 2012.05.22 08:37







미국 서부. 세도나라는 자그마한 도시가 있어.

그곳에는 수억 만 년 전 생성된 이 지형들은 우리가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신비한 기인 '볼텍스'가 쏟아져 나온다고 해.

그리고 나도 내 안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아무도 없는 길을 혼자 천천히 걸었어. 수많은 질문 가운데 하나를 골랐어.

'내가 왜 여행을 하고 있을까?'라는 생각을 나 자신에게 물어봤어.

'한 장의 멋진 사진을 찍기 위해?', '멋진 풍경과 문화를 접하기 위해?' 

피상적으로 드는 생각들이 잠시 머리를 스쳐 지나갔지. 하지만 궁극의 답은 쉬이 나오지 않았어. 그 신비의 기운 볼텍스가 약하게 흘렀었나 봐.

많은 생각이 또 머리를 휘감고 지나갔지. 하지만 구슬땀을 흘리며 생각을 오히려 버려보려고 애썼어.

너무 많은 생각과 고민은 현명한 답을 구하기에 어쩌면 스스로를 가두는 일뿐이니까.


그리 험한 길은 아니었지만, 천천히 걷다 보니 벌써 몇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어. 

나도 모르는 사이 어딘가에 두 발로 나는 서 있었고, 또 늘 같은 풍경들 혹은 나무 탓에 보이지 않던 풍경들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했어.

사막이라면 늘 '황량하기만 할 것이다.' 혹은 '모래사구로만 이루어져 있을 것이다.'라는 나의 고정관념을 깨고 있었어.

늘 믿고 있고 그것만이 진실이라고 믿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지. 작지만 혹시 모를 큰 깨달음이었어.

건조한 대지에도 생명이 자라나고 있었고, 울창한 숲도 형성하고 있었던 거지. 

그 나무들도 또 사막이라는 기후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했을 거야.

그때 나는 내가 믿고 있던 것이 정말 진실일까? 라고 반문해보기도 했어. 


그리고 처음 걷기 시작하며 내게 던진 질문을 상기하며 답은 구하지 않고 스스로에게 다시 어떤 전제를 남겼어.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건 모험심이라고 생각해." 여행을 왜 하느냐고 물었는데 문득 왜 이런 생각이 들었던 것일까? 

다시 발길을 옮기며 질문에 대한 엉뚱한 답을 상기해보았어. 

우리의 삶도 여행과 비슷하지. 삶에도 때론 모험이 필요한 거야. 

늘 허용 범위 안에서의 선택이라는 것을 해왔으니까 조금이라도 그 범주에 들지 못하면 배척하거나 회피하려고 했던 거지.

여행은 살아가는 수많은 길 위에 놓여진 모험이었어. 굳이 남들과 똑같이 갈 필요는 없었거든.

조금 다른 삶을 살아간다고 해서 낙오자라고 스스로를 낙인 찍을 필요가 없었던 거야. 

인생이란 큰길 위에 모험심을 가지고 비슷하면서도 다른 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하니 근거 없는 자신감이 생기더라고.


다시 돌아오는 길을 걸었어. 걷기 전과 다른 건 분명 내가 그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이 이미 수많은 상처들로부터 치유가 되고 있다는 것이었어.

걷는다는 것은 한 발 한 발 발을 내딛는 것은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었어.

우리는 보이지 않는 어떤 것들 탓에 늘 두려워하고 좌절하고 실망하곤 했지.

하지만 걸으면서 느낀 건 내가 전진하고 있다는 것이 눈에 보인다는 것이고

또 그렇게 비록 보이지 않더라도 우리는 지금도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야.

둘의 차이는 보이고 보이지 않는다는 것. 단지 그것밖에 없었어.


그래 살아가며 또 선택의 시간은 올 것이야. 어느 쪽이든 밝은 곳만 있다면 참 좋겠지만, 애석하게도 꼭 그런 선택만이 삶에 주어지진 않아.

어느 쪽은 밝은 미래를 어느 쪽은 어두운 미래가 기다리고 있겠지. 혹은 둘 다 어두운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몰라.

보이지 않는다고 두려워할 필요는 없어. 바빌론 판 '탈무드'에 이런 말이 있어.

"미래는 기나긴 과거를 지니고 있다."

네가 살아온 지난 시간, 그리고 주어진 지금.

이 둘이 보이지 않는 미래를 선택하게끔 만들어 줄 거라고 생각해.


지나간 시간의 상처 때문에 오늘이 힘들다면, 

다가올 시간의 두려움 때문에 오늘이 힘들다면,


그래 오늘은 잠시 쉬어도 좋아. 

네가 가야할 길만 잃어버리지 않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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