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0. 3. 22:55ㆍ여행/보통여행
미얀마 차웅따 해변에서 어느 모녀 @2012
"엄마! 나 오늘 할말이 있어요."
"뭔데?"
"저는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보고 싶어요. 비록 지금의 현실이 싫다는 건 아니에요. 엄마가 늘 보호해주는 테두리도 좋지만, 더 큰 무언가를 만나보고 싶어요.
저 바다처럼..."
"그래. 아가 더 넓고 큰 곳으로 가렴. 내가 살아온 시간 속의 모든 것들을 너에게 다 알려줄 수 없지만 너는 나보더 더 넓은 세상에서 살아가기 바란다.
그리고 나는 네가 지금의 남루한 현실을 모두 잊더라도 언제나 네 뒤에서 너를 지키며 살아가고 있을테야.
더 넓고 좋은 세상을 향해 가다가 힘들고 지치면 언제라도 뒤를 돌아보렴. 엄만 널 위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테니까..."
아이는 그렇게 더 넓고 큰 곳으로 떠날테고 부모는 남겨지게 되었겠지.
늘 바다만 보던 아이는 어느 날 바다를 꿈꾸게 되었고, 끝도 없이 펼쳐진 바다 끝이 궁금했을지도 몰라.
그래, 그런 발상 자체가 지극히 평범한 일일지도 모르지. 결국 아이는 멀리 떠났고 떠나가는 자식을 지켜보는 엄마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
.
.
어쩌면 그 아이의 여행은 아주 훌륭한 인생의 여정이 시작된 것이었어.
자신이 돌아올 수 있는 곳이 있었고, 자신을 믿어주고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었으니까.
그래, 내 여행의 시작도 지극히 보편적인 모습에서 찾고 싶었어. 그때 내 엄마와 헤어지던 날을 떠올렸거든.
왜냐하면 그때가 어쩌면 내 여행의 처음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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