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2012. 10. 5. 14:37여행/보통여행

미얀마 인야호수의 어느 연인 @2012



"당신을 꽤 오래전 멀리서 지켜봐왔어요. 오늘에서야 이렇게 당신에게 말해요." 


"무슨 말이죠?" 


"나는 당신의 이름도 모르고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무얼 하는 사람인지 조차 모르죠. 그게. 그렇니까……. 

지금 나는 아무것도 모른 채 오직 제 마음이 시키는 대로……. 이렇게 안고 말았어요. 

이 손을 놓고 난 후 당신이 어떤 말을 할지, 어떤 행동을 할지 두려워요" 


"괜찮아요. 결국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요. 그냥 당신이니까. 나도 오래전부터 당신을 좋아하고 있었어요."


 



 해질녘의 미얀마 인야호수의 모습은 그 석양이 너무 아름다웠어. 

아름다운 풍경 앞에는 언제나 연인들이 나의 산책을 방해하곤 했지. 하지만 말이야. 

그 아름다운 풍경 속에 연인들이 있는 존재하는 것이 더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내곤 했지. 

그랬던 거야. 아름다움과 또 다른 아름다움 두 가지가 합쳐져서 더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냈던 거라고 생각했거든.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 인연을 맺고 사랑으로 이루어가는 것은 기적일지도 몰라. 

수많은 사람 중에서 미지의 단 한 사람의 짝을 만난다는 건 얼마나 대단한 일이야? 


사랑의 시작은 어쩌면 각자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 융합되는 일 인거 같아. 

그렇게 각자의 시간 속에서 다른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시간이 하나로 합쳐지는 일말이지. 

아름다운 풍경도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도 그리고 또 다른 길을 걸어가고 있던 여행자에게 기분 좋은 미소를 안겨주었어. 

그 풍경도 그 연인도 그렇게 머물러 있기를 바란 채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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