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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보통여행

이름 모를 한 아이에게

비케이 소울 2012.11.06 15:04





아마 넌 나를 기억하고 있을런지? 하누만 축제에서 너를 보았지. 

다른 아이들은 신나고 들떠있는데 반해 너는 너덜너덜했던 옷가지며 먼길을 걸어오면서도 신지 못했던 신발 그리고 큰 보따리를 머리에 이고 있었지. 

어렵게 수소문하여 너에 관해 조금 알게 되었단다. 엄마의 얼굴도 모른채 살아왔고, 

돈을 벌로 먼 도시로 떠나버린 아버지 마저 몇 년 전 사고로 잃어버리고 네 보다 몇 살 위였던 누이와 함께 살아가던 너. 

작은 체구와 어린 나이에 혼자 힘으로 보따리를 머리에 지고 삶을 위해 장사를 시작했다는 말을 들었지. 

아마 동병상련이었는지 모르겠구나. 그 마음을 모두 이해하기란 무척 어렵지만, 

나도 조금은, 아주 조금은 까만 숯덩이가 되어버렸을 네 마음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너와 비슷한 마음이었을 그 시절의 나는 무척이나 방황하고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던 방황의 시간이었는데, 

너는 꿋꿋하게 현실에 적응하는 네 모습을 보니, 나 자신이 한 없이 부끄러워 지더구나. 

그래서 전해 들은 네 사연은 나의 눈시울을 붉히게 하였단다. 

축제가 끝나고 쓸쓸함이 베어나올 듯 한 날, 

쉽지 않게 네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었지. 

손님이 찾아왔다고 너와 네 누이는 부리나케 짜이 한 줌을 빌려와 정성스럽게 끓여 내게 내밀었지. 

우유가 없어 블랙티라며 미안해 하던 모습도 떠오르구나. 

고마웠어. 내가 마셔본 어떤 차보다 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고 달콤한 차 한잔이었단다. 


이름 모를 소년이여! 힘에 겨울땐 하늘을 한 번 올려다 보렴. 하늘은 언제나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단다. 

네게 다가올 미래 또한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고, 언제 어떻게 다른 모습으로 다가올지 모르는거야. 

아직 낙담하기엔 이르다고 생각해. 안타까운 눈빛으로 너를 바라보지 않을께. 

하루 하루 버텨야 하는 우리의 주어진 삶 앞에서 약해지지말자. 

이름도 제대로 물어보지 못하고 또 물건을 팔러 뛰어다니던 네 모습이 지금도 선연하게 떠오르구나. 

얼마나 아팠을 네 마음. 그마저 표현하지 못하고 살아가기 위해 또 길을 걷고있겠지. 


 나는 네 맨발의 청춘을 멀리서 응원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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