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파티(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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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의 밀리 그리고... @아코르 2011
사람들이 물었지요. 왜 아코르에 온 것인지, 왜 아코르에 가는 것인지... "그냥 거기에 밀리가 있기 때문에!"라고 대답했었지요. 아마 맞을 것이에요. 사실은 몇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넓은 세상을 살아가는 현재에서, 제가 느끼는 세상은 아직 많이 어둡거든요. 늘 약한 것은 강한 것의 그늘지게 됩니다. 그것은 빛을 독점하는 원리와 같은 것이지요. 예를들어 누군가에게 '너는 이러하니까 여기까지만 해야해.' 라고 한다면, 얼마나 상처가 되겠습니까? 공정하고 열린 세상에서 자신의 꿈을 꿀 수 있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의 삶을 빛나게 해주는 소중한 가치입니다. 세상은 생각보다 도전가치가 많이 존재하며 또 그것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곳이 바로 아코르였습니다. 저의 현실도 밝은 편은 아..
2011.12.31 -
눈물 뚝뚝 흘리며 울던 아이들에게... @아코르2011
아이들이 우는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어. 그 중 가장 큰 이유는 배고픔에서 오는 본능적인 눈물이라고 생각해. 추수철인 아코르에 집마다 거둬드린 곡식을 털고 정재를 하느라 정신 없이 바쁘지. 하지만 정작 집에 먹을 것은 없어. 대부분이 가난한 사람이기에 소작농으로 일을 하지. 그 중 절반이상은 땅 주인이 가지고 가버려. 그러니 오히려 풍요속의 빈곤이라고 할 수 있겠지. 그저 내가 할 수 있던 일은 따뜻이 안아주고 초콜릿 하나 건내는 위로 밖에 할 수 없었어... 네가 힘들 때 아저씨는 네 손을 늘 따뜻이 잡아주려고 노력할께, 그러니 눈물 닦고 활짝 웃어주렴...
2011.12.26 -
내겐 아직 눈물인 곳. 그 곳 아코르에 다녀왔습니다.
아코르에 다녀왔습니다. 3년이란 시간이 흘러, 변하지 않은 것도 변한 것도 다채롭게 존재하는 곳. 내겐 아직 흘려야 할 눈물이 더 많이 남아 있는 곳. 그 곳 아코르에 다녀왔습니다. 아침이면 자욱한 안개로 모든 것을 가리고 해보기가 어려웠던 시간들. 어쩌면 하루가 제겐 더욱 고통으로 다가온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훌쩍 커버린 아이도 있었고, 새로 태어난 아이도, 그리고 삶을 달리해버린 사람들도 있었던 그 곳이었습니다. 여전히 가난의 굴레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태도에 저도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신문을 통한 인도 최빈주의 비하르는 전체적으로 변하기 시작한 것을 조금은 볼 수 있었습니다. 분명 비하르는 변하고 있습니다. 근교에서 보지 못했던 트랙터가 등장하기도 했고, 이전보다 사..
2011.12.23 -
밀리, 아직 다 못한 이야기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아코르에는 전기 수급이 좋지 못해, 티비를 늘 볼 수가 없지요. 아침나절 인도 비하르 아코르 마을에 전기가 잠시 들어왔었나 봅니다. 전 세계로 타전된 서울의 물난리 소식이 전달이 되었나 봐요. 그리곤 전화를 계속했답니다. 그리고 전화를 받았습니다. 서울 물난리 소식을 접했고, 그리곤 걱정이 돼, 바로 전화를 했답니다. 먹먹해지는 가슴이었습니다. 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이것저것 해야 할 것들을 둘러보고 있는데, 전화 한 통에 잠시 그때로 돌아가 보고 싶었습니다. 작년 이맘때였지요. 그들과 2달간 함께 지냈지요. 날씨는 무척이나 더웠고, 몬순 시기라 비도 장난 아니게 퍼부었거든요. 아무튼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다시 그때의 사진을 열어봅니다. 그리고 다시 머리속은 그때의 기억으..
2011.07.29 -
아코르의 초입, 베니파티.
인도 비하르의 북부 마을 아코르로 가기 위해선 몇몇 도시를 거쳐야 한다. 델리에서 출발하면, 두가지 기차 노선을 이용할 수 있다. 델리~켈커타 라인과 델리~바라나시 라인(이 라인은 필수적으로 갈아타야합니다)이다. 아코르는 작은 마을이기에 기차노선은 당연히 없다. 물론 버스도 없다. 보통은 마두바니 역에서 내려 다시 버스를 타고 베니파티로 온다.(물론 다르방가역에서 내릴 수도 있다) 델리출발 약 28~32시간의 여정, 그러면 베니파티로 입성할 수 있다. 아코르로 가려면 여기서 또 미니버스로 2시간. 아코르로 들어가기전 베니파티는 내게 아주 중요한 장소다. 현금이 필요할 시 ATM도 유일하게 존재했으며(지난 번에 갔을때 서비스 중지되었다.), 아이들에게 시원한 음료수를 사주기위해 나왔어야 했으며, 생필품이나..
2011.05.31 -
바부의 오른손
바부, 힌디어로 아버지라고 하는 말입니다. 키쇼르의 아버지이기도 하며, 보여드렸던 밀리의 할아버지이기도 하지요. 아코르의 이야기를 덮어두겠다고 했지만, 결국 이렇게 다시 하나 꺼냈습니다.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토요일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늘 전화의 시작은 서로의 안부를 묻는 것으로 시작되지요. 하지만, 그가 썩 좋은 목소리가 아니었습니다. 지금 바부가 바라나시로 오고 있다고 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엔 바부가 다시 바라나시에서 땔감 파는 곳에서 나무 옮기는 일을 하려고 가는 것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아니라, 응급 상황이 생겨 오게 된 것이라고 하더군요. 바부의 오전은 더운 날 버팔로 체온이 올라가기에, 연못에서 버팔로를 목욕시킨답니다. 금요일, 그날따라 버팔로가 조절이 안되어 사고를 쳤..
2010.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