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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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이젠(Kawah Ijen)에서...
가와이젠, 그곳은 눈물의 땅이었다. 나는 그곳에서 4일밤을 그들과 함께 했다. 말은 바로 해야지. 그냥 거기에 있었다. 그들이 이고 가는 80kg 이상의 유황바구니를 들지도 않았다. 하루에 2번 이상 왕복도 하지 않았다. 다만, 나는 내 배낭을 다 들고 갔다. 그래도 큰 배낭도 카메라 가방도 모두 해봐야 30kg밖에 되지 않는다. 그들이 착용하는 것 처럼 면 손수건으로 코와 눈을 가렸고, 아침 6시에 시작해 오후 5시에 퇴근했다. 그곳에서 점심은 비스킷이나 현지 라면을 익히지 않은 채 먹어야 했고, 저녁은 친구가 된 하르토모가 유황을 지고 내려갔다가 올라오는 길에 볶음밥을 포장해줘 해결했어야 했다. 4일간 씻지 못하고 배가 고팠던 기억보다, 바람 한 번에 유황가스가 온천지를 뒤덮는 기억이 더 깊이 남는다..
2011.08.03 -
땅구반 쁘라후에서 만난 짧은 인연
인도네시아 땅구반 쁘라우. 화산에서 5일 있을거였으면서 뭐가 그리 반둥의 화산으로 발걸음을 끌게 했는지 의하했다. 어쩌면 화산에서 지낼 시간을 적응 하기 위해서였을까? 아무튼 반둥에서 아침부터 출발했던 기억, 땀으로 온 범벅이었지만, 정상에서 시원한 공기는 한 여름의 청량음료와도 같았다. 그 느낌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산을 내려온다. 정상에서 내려오다 보면 이렇게 유황온천으로 족욕을 할 수 있도록 탕을 만들어 놓았다. 제일 윗 부분에는 80도 이상의 뜨거운 물이 끓고 있고, 아래로는 사람이 족욕하기 적당한 온도의 탕을 만들어 놓았다. 도착해서 들어갈까 말까 고민 하던 네게 들어오라는 말을 건네던 친구. 그리 길지 않은 시간, 여행자에게 건네는 뻔한 대화로 오고 갔다. 귀여운 한 녀석은 Icang(이짱)..
2011.07.27 -
그는 Photographer다.
인도네시아 동남부, 빵안다란(Pangandaran)의 해변을 거닐었다. 낮에 내려쬐는 태양이 두려운지 모두들 아침부터 비치가 떠들썩했다. 카메라를 한 쪽 어께에 울러메고 5km정도를 걸어본다. 조용한 곳도, 떠들썩한 곳도 모두 사람이 존재하는 곳이다. 아이가 신나게 놀고 있길래, 가까이 다가가 인사를 하고 옆에서 앉아 웃어본다. 내 카메라를 보고는 사진을 안찍냐고 온갓 표정을 다 지어보던 아이. 몇 장의 셔터는 눌러졌고, 모니터상으로 자신의 모습을 본 아이는 빙그레 웃었다. 그것으로 성에 차지 않았나보다. 엄마인지 누나인지, 함께 온 이들을 부르고 모두 모여 지나가는 사진사 아저씨를 불러 세운다. 그리곤 사진에 또 찍힌다. 나는 한 발 물러서 지켜보았다. 한 장의 사진이 아닌 몇 장의 사진을 고객에게 내..
2011.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