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시골의 5일장 그리고 공연

2010. 1. 12. 12:30Akaunr Story/2009 Akaunr





Bhaut Bhaut dhanibad 인디아! (27)







  여행이 끝나가던 어느 날 키쇼르는 오늘이 그날이란다.   무슨 날인가 했더니 바로 장날이란다.  교통이 불편한 이 아코르 마을에는 시장이나 외부에서 물건을 팔러 들어오는 날이라고 한다.  일주일에 2번, 화요일과 금요일 장이 서는 날이다.  공립학교 옆 마당 공터에 정말 많은 사람들이 물건을 사고 팔기 위해 모여들었다.  야채, 가축, 옷, 생필품등 수많은 물건들이 진열되어있었고 저마다 필요한 물건을 위해 흥정을 하며 구입하고 있었다.  역시나 악세서리판매는 현저하게 떨어진다.  생존에 우선필요한 먹거리는 1순위 손님들이 넘쳤고, 꼭 필요하지 않을 듯한 미용용품에는 사람이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언제나 시장의 풍경은 정겹다.  역시나 한국과 똑같이 장터를 구경하던 차, 동네 주민들의 얼굴도 눈에 띄어 인사하고, 짜이한잔씩 같이 마시면서 우리의 시골장터와 너무 비슷하다는 느낌을 지울수 없었다.  그래서 내가 더욱 아코르에 빠져있었고, 인도를 여행하면 여기만 오겠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나보다.  





  사실 아코르 지역은 정부에서도 인정하는 빈민계층이 많은 곳이다.  여가생활이나 TV, 영화는 생각도 못하는 동네이다.  우연치 않게 밀리의 학교를 방문했을때, 이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은 배우라고 내게 소개했다.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고 연극도 한다고 말했다.  사실 차림새나 타고 온 차를 보니 이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런데 왜 학교에 왔냐고 서로가 물은 것이다.  나는 내 친구 딸을 만나러 왔고 그들은 선물을 나눠 주러 온 것이라 하였다.  이 배우들중 한명이 아코르 공립학교 출신이서, 학생들에게 필요한 물품세트를 선물로 주기 위해 찾았다고 했다.  그리고 다른 곳에서 공연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걸어가기 애매한 거리에서 그들은 공연을 했다.  오닐(Oneal)은 내게 자기 오토바이를 타고 구경가자고 했다.  세남자가 오토바이에 딱붙어 올라타고 인도 시골 마을을 신나게 달려 그들이 공연할 곳으로 우리는 도착했다.  많은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그들은 노래를 부르고 짧은 연극 한편을 마을 사람들에게 전했다.  나는 사실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고, 분위기 파악도 힘들어 어디서 웃어야 할지 전혀 감을 못잡았다.  
  그들은 보험회사 소속의 오지를 돌아다니며 공연을 하고 그 회사를 홍보하는 사람들이었다.  즉 보험회사 홍보요원이었던 거였다.  물론 배우를 꿈꾸며 돈을 벌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보험 홍보 전단지를 내게 건네며, 다음에 이 마을에 올때 꼭 자신들을 찍은 사진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했다.






  아코르의 마지막날 밤! 비샬과 라빈은 내게 깜짝 선물을 했다.  핸드폰으로 나오는 작은 댄스음악을 들으며 신나게 내 앞에서 댄스공연을 해준 것이다.  그 어린 것이 어찌나 춤을 잘 추던지 라빈은 신나게 춤에 몰두했다.   비샬은 내가 내일 떠난 다는 것을 알았는지 오후부터 표정이 시무룩하다.  헤어짐을 알고 있는 이의 마음은 늘 애처롭다.  이별을 어떤 마음으로 준비해야 더욱 좋은 이별이 될 수 있을까? 


  아마도 그날 밤 그 아이들이 내게 보여준 춤은 아마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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