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와이젠의 노동자들

2012. 1. 25. 07:43여행/포토에세이









가와이젠의 노동자들




 인도네시아 자바섬 동부, 외로운 화산 분화구가 존재한다. 많은 관광객이 브로모 화산을 둘러보고 발리로 가는 길 목에 가와이젠이 존재한다. 아침 9시면 그 많던 관광객은 사라지고 유황 광부들만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누구에게는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하는 곳이지만, 현지 노동자에게는 고통의 상징으로 불리는 가와이젠, 유일한 생계 수단을 제공하는 일터인 것이다. 화산으로 인해 나오는 유황은 이 곳 사람들의 절박한 생계를 해결 해주고 있다. 약 80-90kg의 유황 한 바구니의 가격은 한화로 3500원 내외. 하루 두 번 약 3000m 고지를 오르고 내리면 7000원 정도의 돈을 손에 쥘 수 있었다. 길게는 40년간 유황을 캐기 위해 유황 가스 속으로 들어가야 했고, 무거운 유황을 어께에 이고 산길을 왕복해야 했다. 그렇게 살아가는 이유는 배우지 못했고, 가진 것이 없는 현지에게 도시 노동자 월급 수준을 벌 수 있는 유일한 일자리였기 때문이다.


"무서웠어요. 아주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했고,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가족을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어요."

그렇게 12년 동안 유황 광부로 살고 있던 한 친구가 처음 가와이젠에 일하러 왔을때를 상기하며 건낸 말이었다. 그리고 그의 동생도 지금 이 곳에서 일을 하고 있다. 이런 돈을 벌기에 다른 일을 찾기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시 물었다. 

"얼마나 오래 더 일 할 생각인지요?"

"이번에 둘째 아이가 태어났어요. 육아에는 돈이 많이 필요해요. 나는 계속 일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공부를 시키고 싶어요. 대학도 보내고 싶구요. 그래서 저는 돈을 많이 벌어야 합니다."

유황 광산에서 4일을 지내고 내려가던 날. 그 친구를 따라 시장까지 가보았다. 일주일치 분유 값이 약 12000원 그가 지불 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들의 평균 임금으로 비교해보면 이틀을 꼬박 일하는 비용이었던 것이다. 그는 그들의 가족을 위해 다시 어께에 유황 바구니를 메고 산을 오르락 내리락 할 것이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피딱지가 생기고 사라짐이 몇번이나 더 반복 되어야 했던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