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만이 희망이다, 그래서 교육이 중요하다!(인도의 학교이야기 1편)

2010. 1. 7. 20:13Akaunr Story/2009 Akaunr




Bhaut Bhaut dhanibad 인디아! (22)







  어린 시절 나는 무척이나 말썽꾸러기였다.  초등학교 3학년이었던가? 어머니가 내 앞에서 눈물을 보이신적이 있다.  지금 돌아보면 초등학교 3학년 성적표는 양,가뿐이었다.  그때 하신 말씀이 "엄마 아빠는 공부를 하고 싶어도 못해서, 이렇게 고생하면서 살고 있다.  너는 어찌 살 것이냐? 니가 살 길은 공부밖에 없다.  기술을 배울래? 아빠 엄마처럼 이렇게 힘들게 살고 싶니?"라는 말이 아직도 내 가슴과 머리속에 화살처럼 밖혀 떠나질 않는다.  
  천천히 둘러본 것은 사립학교와 공립학교, 그리고 개인교습 세가지였다.  이 아이들의 부모도 그때의 어머니의 마음과 같지 않을까 생각한다.  부모가 고생한 것을 대물림 하고 싶지 않는 그 마음, 그래서 이 아이들은 얼마 안되는 부모의 수입으로 사립학교를 다니고 있다.  물론 키쇼르의 아들 비샬이 이 학교를 다니고 있어,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비샬을 만나기 위해, 방문한 것이 목적이었다.  그들은 나를 보자, 선생님도 통제가 안되었고, 오직 내 표정과 내 카메라에만 관심이 쏠렸다.  나는 60년대 학창 시절을 보내지 않았다.   사진 자료나 글로 접했을 딱 그 시절 아닌가?  먹을 것을 나눠 줄까? 신기한 외국인이다!라는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학교에서 배운 중학교 수준, 아니 요즘은 초등학교 수준의 영어로 이름이 뭐냐, 어디서 왔냐, 나이는 몇살이냐... 이렇게 나와 그들의 첫만남은 호기심의 대상으로 만났다.  그래도 이 아이들은 행복한 것이며, 학습능력보단 교육환경이 좋은 편이었다.





  내친김에 내가 사랑한 밀리와 안수의 공립학교도 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조금 떨어진 아코르 공립학교를 방문해보았다.  학교의 교장을 만나 밀리와 안수를 만나고 싶고, 사진도 찍고 싶다는 말을 전했다.  교장은 취조와 같은 말이 아닌 아주 친절하게 외국인의 방문을 흔쾌히 수락해주었고, 교실을 안내 해주었다.  물론 키쇼르와 산토스는 동행했다.  왜냐면 통역을 위해서 였다.  먼저 1-3클래스 수업교실을 찾았다.  선생님은 매를 들고 숙제를 해오지 않은 아이들에게 매를 들고 있었다.  그 순간 나를 보지 못해서, 채벌을 하려고 했지만, 결국 나를 보고 한쪽으로 사라져 버리셨다.  그 아이들은 책걸상도 없이 바닥에 앉아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있었다.  수업의 질과 강의 커리큘럼 자체가 사립학교에 비해 많이 생략 되어있었다.  정부의 지원의 한계가 여기서 들어났다.  결국 경쟁 사회를 다시 들수 밖에 없는 것이 돈이었다.  더 좋은 환경과 질 좋은 강의를 듣고 싶으면 사립학교로 가라는 것이다.  개인의 능력은 철저히 무시된 채 경제의 부유에 따라 교육의 질은 틀려지고 있었던 것이다.




  선생님이 낸 문제를 흑판에서 풀고 있던 아이들, 지금 문제는 3클래스 학생들의 문제였다.  답이 맞는 문제도 있었고 틀린 문제도 있었고, 그들은 그들이 주어진 환경에서 나름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었다.  내 조카가 초등학교 이제 4학년인데 그 때 가르쳐준 문제와 별반 차이 없었고, 나름 필수적으로 공부해야 할 부분들은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한편으론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칠판으로 보고 있으니 달라이 라마가 늘 강조하던 말이 생각났다.

  "We are the same!""

  피부, 인종, 환경, 문화 다 달라도, 생존을 위한, 인간의 행복을 위한 노력은 어디에서도 이루어 지고 있었고, 그것은 그들도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다.  교육과 배움이 인생에 앞날을 좌우지 할 수 있는 원동력이고, 그들의 의식을 뛰어넘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던 것이다.





  밀리를 찾고 싶었지만, 찾지 못하고 서둘러 산토스에게 안수를 보고 싶다고 했다.  키쇼르는 안수가 7class 교실에 있으니 그리 가자고 했다.  가보니 저학년과는 달랐다.  책생과 걸상 제법 교실의 위용을 갖춘 모습에 놀랐다고나 할까?  안수는 구석 끝에 앉아 수업 들을 준비를 하고 있었고, 여전히 나를 대함은 쑥스러움으로 있는 척 없는 척 그렇게 있었다.  안수와 교감을 나누고 싶었지만, 곧 선생님이 들어왔고, 나는 그들의 수업의 방해를 주지 않기 위해 조용히 뒷문으로 빠져나왔다. 

  고학년 교실은 사립학교와 비슷하게 제법 학교 분위기가 흘렀지만, 저학년의 교실은 그냥 바닥에 앉아 드는 수업이었다.  마음이 아팠다.  그렇게도 공부를 해야하겠다는 스스로의 의지로 부모에게 학교를 보내달라고 하여 대부분이 공립학교라도 오는 것이라는 소리를 더 했을 때는 가슴이 더 아파왔다.  어린 시절 나를 많은 반성의 시간을 가지게 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학교를 떠나기전 밀리가 보고 싶었다.  그래서 키쇼르와 산토스에게 밀리의 교실이 도대체 어디냐고 계속 독촉했다.  산토스는 이리 저리 뛰어다니며 밀리를 불러댔다.  밀리는 3class였지만, 한 학년 진급하여 4class에 있었다.  그래서 계속 처음 갔던 1-3클래스에서 찾으니 찾지 못할수 밖에...

  멀리서 밀리의 모습을 발견하고, 나는 힘차게 밀리를 불렀다.  다른 아이들은 이방인을 보는 태도가 모두 경계의 눈빛이었지만, 밀리는 이제 나와 친밀함을 느꼈는지, 여유로운 미소를 내게 보여주었다.  나중에 집에서 보자고 말하고 밀리가 학업에 열중 할 수 있도록 나는 교실을 빠져 나왔다.


  우리가 살아가며 가장 중요한 것은 먹고 사는 문제이다.  먹고 사는 질을 높이기 위해 사람들은 교육에 환장을 하고 있다.  사람을 발전시키는 일은 오직 교육이다.  사람만이 세상을 더불어 사는 행복한 세상으로 바꿀수 있는데, 그것을 준비하는 것도 교육이다.  어떤 교육이 옳은지 생각해본 적이 많았다.  전과목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올 만점을 맞아야 뛰어난 학생이고 성공할까?  인간은 왜 배우며, 또 배움의 끝이 없다는 말을 서슴없이 할까?  많은 질문들이 산재해 있다. 

   별 볼일 없는 학교일지라도 나는 이 학교를 둘러보고, 이 시대의 대한민국의 어린이들을 생각해보았다.  지금 분명 뭔가 잘 못 흘러가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수 있고, 불행해 빠지게 할 수 도 있다.  교육은 분명 기회의 균등이 되어야 하는데, 사설 교육이 난무하는 이 시대, 사회를 불신하고 학교를 불신하는 이 시대의 우리는 어떤 길로 흘러가고 있는 것일까? 누가 사회를 불신 하게 만들었고, 학교를 불신하게 만들었을까? 고민해보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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