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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한 일상들

인도의 학교이야기 2편 본문

Akaunr Story/2009 Akaunr

인도의 학교이야기 2편

비케이 소울 2010. 1. 8. 11:47



Bhaut Bhaut dhanibad 인디아! (23)







  그렇다면, 학교를 다니지 않는 아이들은 어디서 공부를 할까? 배우긴 배우는 걸까? 역시나 등잔 밑이 어두웠다.  어젯밤 늦게까지 술을 마시며 친해진 산토스가 새벽부터 나간다며 후다닥 자다가 뛰쳐나가는 것을 보았다.  잠이 달 깬 상태로 저놈 뭐하는데 이리 일찍 나가지라는 생각으로 눈을 비비며 새벽 찬 공기를 들여마셨다.  우리가 코가 삐뚤어질때까지 마시고 같이 잔 키쇼르의 사랑채 뒷편 바로 산토스의 방이 있었다.  부산한 머리, 술로 인한 두통을 가지고 산토스가 간 곳을 향했다.  그곳은 벌써 아이들이 자리를 펴고 선생님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어제 내준 숙제를 펴고 산토스에게 내보이며, 채점을 하고 그렇게 벌써 그들의 수업은 시작된 것이다.






  키쇼르의 교육열로 인해 비샬은 사립학교, 안수와 밀리는 공립학교를 다니지만, 다른 아이들은 학교갈 형편이 못되기 때문에, 도시에서 우리의 전문대학격인 칼리지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갓 졸업한 산토스가 이 마을의 학원 선생님 같은 역할을 하고 있었다.  술마시고 크리킷할때는 영락없는 20살 풋내기 같더니, 아이들을 대할땐 호랑이 선생님이었다.  진지하고 열정적인 수업태도에 정신이 번뜩 깨는 느낌을 받았다.  자신이 처한 어떤 상황에서도 책임감을 다하는 모습에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존경의 눈길이 절로 갔다.






  인도는 오래된 계급사회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역시 산토스의 공부방에도 계급사회는 있다.  고학년 수업은 실내에서 저학년 수업은 실외에서 하는 것이다.  한 차례 고학년 강의가 끝나고 바깥으로 나온 산토스는 저학년 수업을 듣는 아이들의 숙제검사와 강의를 시작했다.  숙제 안해가면 선생님께 30cm자로 손바닥에 따끈한 난로를 받는 그 장면은 나의 초등학교 시절을 저절로 상기 시켜 혼자 만의 웃을 띄게 해주었다.  힌디어, 수학, 과학, 영어등 여러가지 강의를 혼자 하고 있는 산토스의 공부방을 보고, 환경을 탓하고, 연필을 탓하고, 책을 탓하는 우리의 아이들과 다르게 종이를 모아 노트를 만들고 연필 한 자루를 두자루로 나눠쓰는 그들의 모습에서 분명 인도의 미래는 밝을 거란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이 아이들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고 기회가 되면 조금이나마 내가 도움이 되는 행동을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보았다.






  산스크리티어를 들어보셨나요?  예전에 세계문화를 공부할때 잠깐 언급되었던 산스크리트어를 기억을 하고 있었다.  산스크리티어는 인도의 옛언어로 힌두교, 불교등의 경전이 이 언어로 되어있다.  그래서 마을 주민 전부는 힌두교를 믿고 있기에 산스크리티어를 배우는 아이들이 많다고 했다.  우연히 시장을 가려고 나오다가 산스크리티어 학원에 들르게 되었다. 
  이 마을에서 유일하게 산스크리티어 마스터이신 어르신을 뵙고 인사드리고 잠깐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힌디어도 전혀 못하는 내가 산스크리티어를 들으면 도통 무슨 말을 하는지 알수 없었지만, 잠깐 잠깐 마스터가 소리내 읽는 것을 따라 읽으니 아이들이 오히려 더 신기하게 쳐다 보았다.

  요즘 아이들은 한자를 잘 모른다.  나도 법학을 공부했기에 법전에 나오는 한문정도와 신문에 나오는 한문정도는 읽지만, 한자로만 된 고시나 고문장들을 해석하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우리로 따지면 산스크리티어가 한자나 훈민정음의 옛글자와 같지 않을까?  온고지신(溫故知新)이란 말이 있다.  너도 나도 영어에만 매달리는 이 현실에서 옛것을 배우고 새것을 익히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저녁 6시 학교 수업종이 친 것도 아닌데, 비샬은 혼자 자리를 펴고, 랜턴을 들고 조용히 공부를 한다.  힌디어 책을 펴 읽고 쓰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비샬의 나이 7살!  학교에 가는 것도, 공부를 하는 것도, 샤워를 하는 것도 모든 것은 스스로 하고 있었다.  영어책을 펴 단어를 잘 못 읽을 때 옆에서 같이 읽어주었다.  비샬을 쑥스러워 하면서도 계속해서 스스로 반복해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사진을 한 장 찍기위해 카메라를 들이대도 낮의 모습과는 달랐다.  카메라를 본채 만채 하고선 다시 공부에 열중하는 어린아이 비샬이었다.  하기 싫은 것도 억지로 떠미는 요즘의 우리 아이들과는 확실히 달랐다.  그런 말이 있다.  아무리 좋은 선생님이건 좋은 교재건 억지로 공부하면 배우는만 못하다는 말이다.  성공한 사람들의 대부분은 다들 하나 같이 말한다.  떠밀기식, 강요가 아닌, 그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것,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성공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무엇이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인지 스스로 반문하는 기회를 가져보았다.  물론 한국에서는 그런 기회는 점점 사라져가고 실력이 아닌 경제력이 중심이 되어버렸지만...


  돈이 아닌 사람만이 희망이고, 그것은 교육을 통해 희망을 꿈꾸고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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