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부의 오른손

2010. 11. 22. 08:30Akaunr Story/2010 Akaunr


















바부, 힌디어로 아버지라고 하는 말입니다.
키쇼르의 아버지이기도 하며, 보여드렸던 밀리의 할아버지이기도 하지요.
아코르의 이야기를 덮어두겠다고 했지만, 결국 이렇게 다시 하나 꺼냈습니다.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토요일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늘 전화의 시작은 서로의 안부를 묻는 것으로 시작되지요. 하지만, 그가 썩 좋은 목소리가 아니었습니다. 지금 바부가 바라나시로 오고 있다고 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엔 바부가 다시 바라나시에서 땔감 파는 곳에서 나무 옮기는 일을 하려고 가는 것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아니라, 응급 상황이 생겨 오게 된 것이라고 하더군요.

바부의 오전은 더운 날 버팔로 체온이 올라가기에, 연못에서 버팔로를 목욕시킨답니다. 금요일, 그날따라 버팔로가 조절이 안되어 사고를 쳤다고 하더군요.  오랜시간 함께 했던 버팔로가 무슨 화가 나서인지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의 집으로 돌진해서 싸리문을 파손시키고 날뛰어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제지를 하였지만, 바부의 말도 듣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오른손의 손가락이 잘려나가고 복부에 큰 상처로 인해 아코르에서 응급조치를 간단히 한 후, 바라나시 큰 병원으로 후송되고 계신가봅니다.

저에게 늘 아버지처럼 자상하게 대해주셨던 바부, 그분이 많이 편찮으시다는 전화를 받으니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제, 고민이 많을때 마다 버팔로 앞에서 저렇게 삐리를 피시던 오른손, 버팔로 고삐를 잡던 저 오른손, 늘 저보고 먼저 식사를 하라고 하시고 혼자 뒤에서 짜파티를 드시던 저 오른손은 볼 수 없다는 생각이 떠오르니 가슴이 울컥거렸습니다.

수술은 잘 끝났는지, 경황이 없어 키쇼르가 다시 직장은 잡았는지 물어보지 못했네요.
오후에 전화 한통 다시 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