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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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슬프게 하는 사람들
"아무 때고 내게 전활해 나야하며 말을 꺼내도 누군지 한 번에 알아낼..." 동전을 넣어 노래 한곡을 부를 수 있는 작은 코인 노래방안에서 또 김경호의 '나를 슬프게 하는 사람들'이라는 노래가 흐른다. 그는 늘 이 노래를 불렀었다. HOT,젝키등의 노래들이 흔하게 들려오는 시기에도 그는 꼭 노래를 고집했다. 그는 이 노래가 그냥 좋다고 했다. 여자친구를 위해 연습했던 노래였기에 더 애착이 강했을지도 모른다고 치부하며, 지겨운 노래를 또 들어주고 있었다. 그리곤 소주 몇 병과 새우깡을 허름한 슈퍼에서 사들고 늘 낙동강둑에 앉았다. 흐르는 강물을 보며 시덥지 않은 그 또래 아이들이 나눈 대화를 이어가기도 했다. 친구관계, 진로문제, 연애문제... 거의 듣는 쪽은 나였고, 그가 늘 말을 이어갔다. 그는 취기가..
2012.10.09 -
연인
미얀마 인야호수의 어느 연인 @2012 "당신을 꽤 오래전 멀리서 지켜봐왔어요. 오늘에서야 이렇게 당신에게 말해요." "무슨 말이죠?" "나는 당신의 이름도 모르고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무얼 하는 사람인지 조차 모르죠. 그게. 그렇니까……. 지금 나는 아무것도 모른 채 오직 제 마음이 시키는 대로……. 이렇게 안고 말았어요. 이 손을 놓고 난 후 당신이 어떤 말을 할지, 어떤 행동을 할지 두려워요" "괜찮아요. 결국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요. 그냥 당신이니까. 나도 오래전부터 당신을 좋아하고 있었어요." - 해질녘의 미얀마 인야호수의 모습은 그 석양이 너무 아름다웠어. 아름다운 풍경 앞에는 언제나 연인들이 나의 산책을 방해하곤 했지. 하지만 말이야. 그 아름다운 풍경 속에 연인들이 있는 존재하는 ..
2012.10.05 -
여행의 시작
미얀마 차웅따 해변에서 어느 모녀 @2012 "엄마! 나 오늘 할말이 있어요." "뭔데?" "저는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보고 싶어요. 비록 지금의 현실이 싫다는 건 아니에요. 엄마가 늘 보호해주는 테두리도 좋지만, 더 큰 무언가를 만나보고 싶어요. 저 바다처럼..." "그래. 아가 더 넓고 큰 곳으로 가렴. 내가 살아온 시간 속의 모든 것들을 너에게 다 알려줄 수 없지만 너는 나보더 더 넓은 세상에서 살아가기 바란다. 그리고 나는 네가 지금의 남루한 현실을 모두 잊더라도 언제나 네 뒤에서 너를 지키며 살아가고 있을테야. 더 넓고 좋은 세상을 향해 가다가 힘들고 지치면 언제라도 뒤를 돌아보렴. 엄만 널 위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테니까..." 아이는 그렇게 더 넓고 큰 곳으로 떠날테고 부모는 남겨지게 되었..
2012.10.03 -
출발 그리고 끝 [미국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 지금 출발 합니다. @2012 미국 앤텔로프 캐년 길 위에 답이 있다고 했던가? 결국 살아가는 인생, 그 안에 답이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길고 길었던 곳을 출발하며 설레이던 감정은 외로움과 두려움으로 번져나갔었다. 내가 지나가던 그 길위에서 버려야 했던 것들 그리고 얻을 수 있었던 것들로 나뉘졌으며 또 그 길을 지나는 내 존재에 의미가 크다는 작은 깨달음.어디로 가야할지 내가 어떤 길로 가야할지 답답할 때, 도우미 역할을 했던 작은 이정표들에게 고마움을.또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끝없이 펼쳐진 길이 너무 외롭고 지칠 땐 쉬어 갈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오롯할 수 없었던 시간들에게도 지나왔기에 감사함을 느끼며, 또 그 끝이 어디인지 모를 그 길을 따라 존재했고, 지나칠 것이다. 먼 훗날 그 끝을 만..
2012.09.26 -
초대 받지 못한 자, 언터쳐블
⬆ 인도의 신분제는 사라졌지만 그 소녀의 마음 속의 신분은 언제 사라질까? @2011 아코르 II. 소박한 일상뒤의 눈물 3. 초대 받지 못한 자. 언터쳐블 안개가 자욱했던 그 호수 그리고 아주 작은 오솔길, 그 길은 세상과 통하는 유일한 길이었다. 심한 안개 때문에 한 치 앞도 내보이지 않던 그 길 끝에 한 가정의 인기척이 들려왔다. 건장하고 다구진 체격의 한 남자와 수줍은 듯 내 얼굴을 쳐다보지 못하는 그의 식솔들이었다. 처음 본 그의 집은 마치 곧 무너질 듯한 형태의 대나무로 만들어 놓은 기둥과 그 위에는 짚으로 겨우 비만 피할 수 있게 해둔 지붕, 그리고 싸늘한 가을과 겨울철에는 바람이 집 안으로 들오고도 남을 구멍들이 즐비했다. 이 한 채의 집에 4명의 아이들과 아내, 그리고 그가 살고 있었다...
2012.09.20 -
그래 잘 될꺼야(BK 스튜디오를 열다.)
⬆ 허름한 간판이 BK 스튜디오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는 작은 상점. @2011 II. 소박한 일상뒤의 눈물 2. 그래 잘 될꺼야(BK 스튜디오를 열다.) 카메라로 사진 찍어주는 것외에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내가 현재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일은 사진을 찍는 일을 그들에게 가르쳐주는 일고, 그것 밖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스스로에게 실망도 없지 않았지만, 분명히 무언가가 있을 거란 희망은 늘 품고 있었다. 그래서 많이 둘러보고 곰곰히 생각한 결과 나는 내 친구에게 사진관 사업을 제의했다. 돌아온 답은 준비를 위해 모아둔 돈이 없다는 답이었다. 다르게 보면 얼마되지 않는 돈이지만, 한 가정이 먹고 사는 문제의 사활이 걸린 것이다. 누구에게나 주어진 삶이 녹록지 않지만, 반드시..
2012.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