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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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문턱에서.
또 오랜만입니다. 지난주 따스함을 품은 훈풍이 전국을 뒤덮었습니다. 시기라도 한 듯 조금이라도 쌀쌀함이 감돌고 있습니다.겨우내 모두 봄을 기다리셨을 텐데, 조금 더 기다리셔야 할 것 같습니다.한 달에 한 번 포스팅하겠다는 다짐은 여지없이 무너져 버렸고, 한 달이 훌쩍 넘은 시간 포스팅입니다.봄에게 기대어 방치를 용서받으려고 하는 못된 심보인지도 모르겠습니다.여전히 열심히 포스팅하시고 계신 이웃님들께 작은 선물을 준비했습니다.선물은 작은 소포로 보낼 수 있는 형편이 아닐 것 같습니다.어떤 식으로 선정할지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터라, 지금 뭐라고 말씀드리기가 어렵네요.확실한 건 선물은 사진입니다. 크기가 조금 큰 편이어서 말이죠. 제가 따로 뭐 드릴 것이 있겠습니까? 하하하 다음 포스팅에 구체적으로 올려보..
2013.03.14 -
바다 쪽으로 한 걸음 더
잘 지내셨나요? 저는 잘 지냈습니다.블로그에 포스팅이 없어 궁금하셨죠? 안 궁금하셨다면 섭섭한데요? ^^;얼마 전 심한 감기로 1주일간 사경?을 헤맸습니다. 어느 정도 회복하고 제주로 4년 만에 가서 실컷 걷고 왔습니다.여행은 다니지 않았고, 이런저런 생각의 정리로 저 자신만의 시간을 가졌다고 봐야겠네요.블로그는 이사했습니다. 나름 조용히 지내는 것을 좋아하는 터라 또 은둔하고 말았거든요.뭐 아시는 분은 아시고, 여전히 혼자 사진 찍고 올리고 끄적이고 있습니다. 바다를 참 좋아합니다.아무도 없어도 좋고 누군가 있어도 좋고, 마냥 보고 있어도 그냥 좋습니다. 저의 애정에 조건은 없습니다.그냥 좋은 것이 진짜 좋아하는 것이니까요. 이 정도면 지금 바다에 푹 빠져 사랑하고 있는 것 맞다고 봐도 괜찮겠죠? 네 ..
2013.01.28 -
아름다운 한국 3
저의 올해(2012년) 시작은 해뜨는 동해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조용한 바닷가 한 마을에 방을 잡고 하루 종일 키보드를 두드리기도 했고, 그렇게 좋아하는 바다도 하염없이 바라보았었지요. 한 차례 여행을 다녀오고나니 봄은 어느덧 지나고 뜨거운 햇날이 내리쬐던 여름이 다가오더군요. 뜨겁던 여름의 태양도 때론 숨고 싶기도 한가봅니다. 차분하게 식어가는 태양은 여름의 뜨거움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가을을 재촉하고 있었습니다. 여름동안 뜨겁던 대지의 온도와 화려했던 색들은 차분한 색으로 갈아입고 떠남을 준비하고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차분한 산사의 돌담에 누군가의 정성들이 이렇게 쌓여 있는 것이 스스로를 미소짓게 합니다. 올해는 그렇게 가보고 싶었던 내소사도 다녀왔습니다. 가을의 끝, 겨울의 초입의 내소사는 한해..
2012.11.23 -
행복의 조건
그 날. 길을 떠나온지 며칠 째 비가내리지 않았지만 그 높은 호수에는 비가 내릴 조짐이 보였다. 날렵하게 생긴 배를 통째 빌려 타고 해가 떠오르기 전에 출발했다. 어둑했던 그 호숫가 위의 하늘은 내 마음의 걱정을 만들어 두기에 충분했던 시간이었다.멀리 구름 위로 보일랑 말랑 하던 해는 구름의 기운에 짓눌려 결국 그 모습을 내게 보여주지 못했고, 비라는 슬픔의 대변자에게 오늘이라는 시간 앞에 드러내지 못하는 줄로 알았다. 내가 탔던 배는 사람의 힘과 비견되지 않은 마력으로 환산 할 수 있는 강력한 일본산 엔진을 장착한 기계 그 자체였다. 그 기계는 지름이 20여km나 되는 인레 호수 곳곳으로 나를 안내했지만, 내 마음은 편치 못했다. 날씨도 음산했고, 흩날리는 빗방울이 마음 한 구석을 불행한 사람으로 만들..
2012.11.20 -
청소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에서 꽤 떨어진 곳에 보로부두르라는 사원이 있습니다. 이 곳은 워낙 유명세를 치르기에 수 많은 관광객들이 다녀가지요.유명한 관광지 답게 많은 사람들이 붐비고 투어차량들은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새벽에 출발해 일출을 보로부두르 사원에서 감상하고다시 족자카르타로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보로부두르 사원 근교 크고 작은 사원들을 둘러보고 있던 찰나 해가 뜬 아침에 작은 사원을 청소하고 있는 한 사람을 발견했습니다.쓰레기를 줍고 먼지를 털어내고 직업 정신으로 무장한 한 남자가 청소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에서 제 자신을 발견합니다. 살아가면 해왔던 일 중에 늘 핀잔을 받았던 일은 청소였던 것 같습니다. 하루는 수 시간을 들어 청소를 하고 난 후, 손님이 집을 찾았을때 들었던 가장 안..
2012.11.13 -
이름 모를 한 아이에게
아마 넌 나를 기억하고 있을런지? 하누만 축제에서 너를 보았지. 다른 아이들은 신나고 들떠있는데 반해 너는 너덜너덜했던 옷가지며 먼길을 걸어오면서도 신지 못했던 신발 그리고 큰 보따리를 머리에 이고 있었지. 어렵게 수소문하여 너에 관해 조금 알게 되었단다. 엄마의 얼굴도 모른채 살아왔고, 돈을 벌로 먼 도시로 떠나버린 아버지 마저 몇 년 전 사고로 잃어버리고 네 보다 몇 살 위였던 누이와 함께 살아가던 너. 작은 체구와 어린 나이에 혼자 힘으로 보따리를 머리에 지고 삶을 위해 장사를 시작했다는 말을 들었지. 아마 동병상련이었는지 모르겠구나. 그 마음을 모두 이해하기란 무척 어렵지만, 나도 조금은, 아주 조금은 까만 숯덩이가 되어버렸을 네 마음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너와 비슷한 마..
2012.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