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포토(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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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덥던 여름날의 런던
정리 우연히 작년 여름의 런던 사진을 꺼내보았다. 자유롭고, 행복해보이기만 하던 런던... 그땐 참 외로웠다는 생각이 든다. 더운 여름에도 손꼭잡고 걷던 연인들도 부러웠고, 친구와 함께 시원한 음료를 마시며 대화하는 사람들도 부러웠고... 나는 혼자 내팽겨쳐진 이방인이었다. 다시 또 이방인이 되기 위해, 배낭을 꾸려본다.
2010.01.19 -
순간을 믿어요
사진은 1초도 되지 않는 시간속에 완성된다. 카메라와 피사체가 일치되는 순간, 하나의 사진이 완성되는 것이다. 어떤이에게는 밥벌이를, 어떤이에게는 추억을, 어떤이에게는 지식을... 60억 지구인의 얼굴이 다 같지 않듯, 같은 풍경을 같은 시간속에 바라보고 있어도 그 순간이 똑같은 것은 없다. 우리는 그 순간을 믿으며,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어제는 죽어버린 시간, 내일은 다가오지 않은 시간 사진은 현실에 대한 반영이다. 그래서 오늘을 그리고 그 순간을 소중히 여겨야만 한다.
2010.01.18 -
안녕, 아코르(마지막 이야기)
Bhaut Bhaut dhanibad 인디아! (28) 짧은 아코르의 여행은 내게 축복이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삶도 둘러볼 수 있었고, 늘 행복한 마음으로 지낼 수 있었기에 뒤돌아 서는 순간은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곧 쏟아질 것 같은 눈물을 참기위해 마음은 담대하게 가졌어야 했으며, 차마 그들의 모습을 보기가 힘들어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열심히 마을을 도망치듯 나왔다. 참지 못해 뒤돌아 섰을때 그들은 여전히 나의 뒷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마지막까지 마을 입구까지 따라왔다가 돌아가는 비샬의 뒷모습은 내 마음을 너무 아프게 했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고, 헤어짐이 있으면 다시 만나리라. "밀리?" 라고 나즈막히 부르면, 살포시 미소만 늘 보이며 "응?"이라고 답하고 뒤돌아 ..
2010.01.13 -
인도 시골의 5일장 그리고 공연
Bhaut Bhaut dhanibad 인디아! (27) 여행이 끝나가던 어느 날 키쇼르는 오늘이 그날이란다. 무슨 날인가 했더니 바로 장날이란다. 교통이 불편한 이 아코르 마을에는 시장이나 외부에서 물건을 팔러 들어오는 날이라고 한다. 일주일에 2번, 화요일과 금요일 장이 서는 날이다. 공립학교 옆 마당 공터에 정말 많은 사람들이 물건을 사고 팔기 위해 모여들었다. 야채, 가축, 옷, 생필품등 수많은 물건들이 진열되어있었고 저마다 필요한 물건을 위해 흥정을 하며 구입하고 있었다. 역시나 악세서리판매는 현저하게 떨어진다. 생존에 우선필요한 먹거리는 1순위 손님들이 넘쳤고, 꼭 필요하지 않을 듯한 미용용품에는 사람이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언제나 시장의 풍경은 정겹다. 역시나 한국과 똑같이 장터를 구경하..
2010.01.12 -
결혼 할까요?
Bhaut Bhaut dhanibad 인디아! (26) 산토스의 누이에게 일어난 일은 바로 결혼 문제였다. 마침 내가 여행하던 날 우리의 상견례와 비슷한 의식이 진행되던 날이 었다. 아직 그녀에게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고, 이 자리에서 결정이 나면, 신랑의 얼굴도 보지 못한 채 결혼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 즉, 신부측에서는 아무 결정권이 없는 샘이다. 신랑측의 어른들은 신부측 집으로 왔을때 거의 최고의 대우를 받는다. 간이 좌식 의자, 짜이, 빤, 담배, 식사등의 환대를 받고, 신부가 나고 자라왔던 마을을 둘러보고 최종적으로 신부의 얼굴을 대면 후 결혼이 성사되는지 안되는지 결정한다. 사실 결정되기 전 분위기는 상당히 엄숙하다. 표정들이 모두 굳어있었고, 힌디어로만 대화하기 때문에 나는 전혀 알아들을..
2010.01.11 -
내 이름은 짜파티!!
Bhaut Bhaut dhanibad 인디아! (25)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이 있다. 아무리 좋은 여행지나 관광지를 가더라도 배고픔을 우선할 수 없다는 농담 같은 말이 있다. 키쇼르가 나를 자신의 마을로 초청하면서 가장 걱정했던 부분이 바로 먹거리였다고 한다. 바라나시에서는 원한다면 한국인이 운영하는 식당도 있기에 큰 걱정이 되지 않지만, 비하르주의 아코르는 관광객이 전혀 없기 때문에 외국 식당은 찾을 수 없다. 그래서 나의 식생활에 가장 큰 걱정을 했었다. 인도인들은 쌀도 물론 먹지만 짜파티라는 밀가루 전병같은 것으로 야채나 고기등을 싸먹는게 주식이다. 나는 여행을 떠날때마다 절대 한국음식을 먹지 않는다. 사실 많이 그리울때도 있지만, 철저한 현지식만 고집한다. 그것이 조금이라도 그들과 함께 할 수 ..
2010.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