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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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바다, 사막을 좋아해
바다를 좋아해.모래바다인 사막을 좋아해. 바다를 좋아했던 이유로 모래 먼지만이 가득한 사막에 푹 빠졌어.바다에서는 온 몸이 짠내로 젖어들지만, 사막에서는 땀과 모래로 젖어들어. 사막에는 길이 없어. 내가 가는 길이 곧 길이 되는 것이지. 신발 안으로 들어오는 모래 가득 차오르기도 하고, 넘어지기도 하고.모래언덕은 언제나 바람에 의해 그 길을 지우기도 하고 또 수월한 길을 터주기도 했지.해는 또 시시각각 사막의 얼굴색을 바꿔주기도 하지. 사막 위에 있으면 우리의 삶을 보여주는 것 같아.누군가 걸었던 길의 흔적을 따라 걷기도 하고, 전혀 새로운 길을 스스로 개척해 가야만 하지.가끔은 원하던 색을 볼 수 있지만, 또 원치는 않는 색들을 보이기도 하는 것이 우리의 인생일지도 몰라. 사막은 그랬어.늘 한결같이 있..
2012.04.16 -
Arizona Motel #403는 실제 존재하지 않았다.
Arizona Motel 403호는 실제 존재하지 않았다. 부랴부랴 인터넷으로 적당한 모텔을 예약하고 30시간이 걸려 그 어느 Arizona Motel에 도착했다. 햇살은 내 고향 봄처럼 후끈 거릴 정도의 온도였고, 봄바람으로 부터 꽃씨들이 나풀거리는 평온한 어느 낮이었다. 카운터 종업원은 내게 방을 배정해주었고, 나는 맨꼭대기 방으로 달라고 했다. 4층의 어느 방중이었다. 그 종업원은 403호라고 쓰여진 방키를 내게 건내고 어떻게 하면 그 방으로 향할 수 있는지 아주 친절하게 가르쳐주었다. 403호는 누구도 사용하지 않은 것 처럼 깔끔하게 정돈 되어 있었고, 건물의 제일 위 그리고 제일 측면에 덜렁 혼자 나를 반기고 있었다. 모텔 주인으로 추정된 한 사내는 방으로 들어가는 나를 잡아 세우고 403호에 ..
2012.04.12 -
아주 먼 곳으로 부치는 편지 최종편 - 새로운 봄
3년간 각각의 겨울. 서로 다른 곳에서 서로 다른 모습을 가진 채 시간이 흘렀습니다.마지막은 꼭 한국에서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만 미국 요세미티의 마지막 겨울과 그리고 새로운 봄을 이야기 합니다.동영상도 있고, 사진도 평소보다 많은 이유로 글은 생략하겠습니다. 그 동안 보여드렸던 1, 2편과 새로운 몇 장의 사진이 추가되어 3편 최종편으로 만들어봤구요, 이제 더이상 '아주 먼 곳으로 부치는 편지'편은 없습니다.관심가져 주셔시고 많은 이야기로 호응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시작은...그 대사 때문이었느지도 모르겠습니다. "눈의 여왕이 카이에게 말했어. 사람들은 모두 날 미워해 아무도 내 친구가 되려하지 않아. 내가 가진 건 차가운 눈과 뼛속까지 시리게 하는 바람뿐 그런데 넌 왜 내 친구가 되어주겠다고 ..
2012.04.10 -
캘리포니아, 나에게 쓰는 편지.
* 캘리포니아, 나에게 쓰는 편지 이어폰으로 흘러나오던 노랫말들이 멈췄다. 무한 반복을 하지 않았던 이유었을 것이다.계속 듣고 싶었던 원했던 음악소리가 흐리지 않았던 탓에 적지 않이 당황했어야 했고, 결국 이어폰을 귀에서 뽑아 버렸다.그러니 다른 소리가 들리더라. 새들이 지져귀는 소리, 개울에서 흘러가는 물자락소리, 또 흘러가는 구름사이로 수줍음을 감추지 못한 채 들려오던 바람의 소리까지. 그랬던 것이다. 한 곳만 보고 다른 곳을 보려하지 않았던 것 처럼. 귀에 꼽혀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던 노랫소리에만 집착한 채내손으로 그 뽑아버리는 과정이 쉽지 않았던 것이다. 다른 것일이 보이고 들리기 시작한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북쪽으로 수키로 떨어진 곳에 소노마라는 작은 도시가 있다. 이곳은 캘리포니아 와인으로 유명한..
2012.04.09 -
사랑앞에 용감할 수 있어요?
문득 하늘을 올려다 보았을때 비행기가 보이거든 손을 흔들어 주세요. 떠나는 자에게 축복을 남아있는 자에게 위로를 위해서요. 다시 가슴이 뛸때 조금더 여유로운 웃음을 가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행복은 관계에서 시작해서 관계에서 끝을 맺습니다. 지금 함께인 가족, 친구, 연인 모두 우리는 관계라는 연결로 이루어져 있죠. 그 안에서 우리의 진실된 행복은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가끔 사실들이 그것을 훼손하려 하죠. 하지만, 진실은 변하지 않듯 우리의 행복은 관계 안에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어요. 철저히 혼자였던 라플란드, 새로운 세상을 보았고 눈앞에 펼쳐지는 오로라가 마냥 신기했고 '내가 이런 풍경을 볼 수 도 있구나'라고 생각했지요. 그건 사실에오는 행복이었어요. 이내 오로라가 익숙해지면, 아무 감흥이 없..
2012.03.25 -
오래되던 날 #마지막편
한 차례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렸지. 주섬 주섬 옷을 입고 비오는 거리를 나섰어. 별 것 없는 일상에 비가 나즈막히 땅으로 내려앉은 것이 뭘 그리 분란스럽게도 마음을 떨리게 하는지 속된 말로 나도 이제 나이가 많이 먹었나봐. 교복을 막 멋어던지고 만나왔던 그때의 너도 내게 없었느니... 일본식 모양을 띄고 있는 바에 앉아 적응되지 않는 형태로 대파가 잔뜩 들어간 짬뽕을 허기로 달래기 위해 허겁지겁 먹고 나왔으며, 너와 나의 추억은 존재하지 않는 거리로 거닐었어. 한 참을 걷다가 스스로의 풀에 지쳐버려 익숙한 카페에 앉아 커피 한 잔을 주문하고 하염없이 울수 없는 감정으로 비오는 창밖의 거리만 응시했어. 가끔 무념으로 살고 싶은 이상이 실현되고 있는 순간일지도 모르겠지만, 내 머리속의 생각들은 한 차례도 ..
2012.03.24